수도권 무선호출사업권 획득을 위한 정보통신사업 진출을 꿈꿔온 중견기업 들의 치열한 각축이 예상되고 있다.
이번 신규사업자 선정에서 무선호출분야에 배정된 티켓은 단 한장. 당초 부산.경남을 포함해 2개사를 선정한다는 방침을 바꿔 수도권에서 하나의 사업자만를 추가로 선정키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무선호출사업을 발판으로 정보통신사업 진출을 추진해온 중견기업들은 마지막 남은 한장의 티켓을 거머쥐기 위한 숨가쁜 레이스에 돌입했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무선호출사업 참여를 표명한 기업은 대충 7~8개사 정도.지난 92년에 015 무선호출사업자를 선정할 때 고배를 마셨던 동원산업이 재출마선언을 한 것을 비롯해 건설회사인 청구와 위성방송수신기 생산업체인 대륭정밀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졌다.
또 92년에 동원산업 컨소시엄에 구성주주로 참여했던 삼미기업이 남경그룹 에인수되면서 정보통신사업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 독자 출마를 선언했으며, 한일그룹 컨소시엄의 구성주주였던 전방도 사업권 획득에 나서고 있다.
이 밖에 카오디오 생산업체인 남성과 계측기 업체인 흥창물산도 사업권 수 주전에 가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92년의 경쟁에 참여했던 대유통상이 이번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까지의 경쟁률은 7~8대 1정도로 예상된다.
하지만 2차 심사를 추첨방식으로 한다는 허가신청요령이 확정, 공고되면서실제 경쟁률은 이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추첨방식으로의 확정은 상대적으로 사업준비가 늦은 기업들의 당첨확률을 더 높여줄 수 있기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요 참여업체의 컨소시엄에 구성주주로 참여를 모색해온 기업 들가운데 진로를 변경해 독자적으로 참여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오랜 기간동안 무선호출사업을 준비해 온 기업들은 정보통신부의 추첨식 선정방법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들은 1차 기술자격심사에서 상당수가 추려질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별로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 지난92년의 수도권 무선호출사업자 선정에 참여했던 컨소시엄은 모두 15개사. 여기에 2백91개의 기업이 가담했다. 이 가운데 단암산업을 대주주로 한서울이동통신과 삼보컴퓨터를 대주주로 한 나래이동통신이 수도권지역의 무선호출 사업자로 선정됐고 나머지 13개 컨소시엄은 탈락했다.
이때 탈락한 컨소시엄의 대주주들 가운데 동원산업만이 공식적으로 사업추진을 선언하고 있다. 대아건설은 독자적인 사업참여는 추진하지 않고 대우그룹의 컨소시엄에 가담할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미원통상.제일엔지니어링.국 제전열.아남전자 등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경쟁률은 치열한 상황이지만 제4의 수도권 무선호출사업이 과연 사 업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참여기업들 스스로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국사업자인 한국이동통신을 비롯해 서울이동통신.나래이동통신은 무선호출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를 만큼 시장을 확고하게 선점해 놓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11월말 현재 수도권 무선호출 가입자 수는 3사를 합쳐 4백78만여명으로 인구대비 가입률은 무려 23.6%에 이르고 있다.
인구 4명당 한 사람꼴인 25%를 무선호출시장성장의 한계로 상정할 때 신규사업자가 획득할 수 있는 파이의 크기는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따라서 사업권 수주전에 뛰어든 기업들의 대부분은 무선호출사업 자체의 매력보다는 무선호출 사업을 발판으로 정보통신사업에 진출한다는 장기적인 포석을 구상하고 있다.
동원산업의 이국진 부장은 "큰 사업성을 기대하지는 않고 있다. 무선호출 사업을 시작으로 다른 통신사업에 진출한다는 것이 회사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물론 사업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도 다각적으로 모색되고 있다. 양방향 무선호출이나 고속무선호출 등의 신기술을 도입하는 것도 방안의 하나다. 대 륭정밀의 김영준 상무는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개발해 기존 사업자와의 차별 성을 부각시키는 것이 사업의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분석하고 대륭정밀이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가격경쟁에 의한 가입자 확보보다는 고급사용자를유치해낼 수 있도록 기술개발에 힘쓸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상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