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이 자국에서 유통되는 전기전자 제품에 대한 형식승인제도를 크게강화할 움직임을 보여 이 지역 진출을 노리는 국내 가전업체들의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 중국의 이같은 형식승인제도 강화는 우선 자국의 전기전자 산업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중국은 이에 따라 외산 전기전자제품의 수입을 억제하는 쪽으로 정책을 전환키로 하고 이의 일환으로 형식승인제도를 크게 강화해 활용키로 했다고 볼수 있다.
이와 관련, 중국은 자국에서 유통되는 모든 전기전자제품에 부착토록 한 China Commission for Conformity Certification of Electrical Equipment 마크에 대한 사후관리를 강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가전3사를 비롯해 중국시장 공략에 나선 외국 전자업체들은 CCEE 마크제에 대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중국시장 공략에 차질을 빚지 않을것으로 보인다.
CCEE마크는 이른바 "장성"마크라고도 불린다. 마크에 만리장성을 새겨넣었기 때문이다. 이 마크제는 지난 92년 제정, 2년 동안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해 10월부터 본격 시행했으나 중국은 그동안 이 제도에 별다른 관심을보이지 않다가 최근 자국의 전기전자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올들어 3월과 6월, 8월 세 차례에 걸쳐 전기전자제품의 유통시장조사를 실시했는데 CCEE마크의 부착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알려졌다. 조사 주체는 CCEE마크를 인증하는 기관인 "전공산품인증위원회"의 상위감독기관인 국가기술감독국이다.
중국이 CCEE마크제를 강화한다 해도 중국에 진출한 외국의 전자업체들 이당장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련업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중국이 규정한 전기전자제품의 안전 및 품질 규격내용은 국제 규격의 흐름에서크게 벗어나지 않아 외국 전자업체들이 중국에서 CCEE마크를 받는 것은무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관료적이면서 배타적인 중국 행정 체계의 특성을 고려 하면 새로 강화된 형식승인제도는 자칫 또다른 무역장벽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분석도 있다.
지금까지 중국시장에 진출하려는 외국 전자업체들은 중국정부로부터 공산 품안전규격인 "CCI-b"마크를 따내는 데 평균 6개월 남짓 걸리고 있으며1년 넘게 걸린 경우도 있다. CCEE마크도 이와 비슷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더욱이 CCEE마크는 CCI-b마크와 내용은 거의 같으면서도 인증주체만 다르다. 이는 곧 형식승인 획득 과정에서 이중 부담이 되고 무엇보 다수요에 맞춰 제때 공급하지 못해 시장 공략에 큰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국내 전자업계 한쪽에서는 CCEE마크제가 중국시장에 진출하려는 외국 전자업체들에게 앞으로 새로운 무역장벽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낮은 인건비를 들여 중국을 생산기지로만 활용하다가 최근 중국을 시장으로 바라보고 있는 가전3사등 국내 전자업체들에게 중국 정부의 이같은형식승인 강화 움직임이 결코 달갑지 않은 조치다.
올 한해 국내 전자업체들은 중국정부가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외국 제품의 현지 판매를 금지하는 등의 각종 규제에도 불구, 비디오CDP를 비롯해 T V, VCR, 오디오 등 AV제품의 수출을 크게 늘렸다. 아직 시장 공략의발판을 마련하기도 전에 CCEE마크제라는 또다른 무역장벽이 떠오를 수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수적이다.
가전업계는 CCEE마크제가 그 도안인 만리장성만큼 거센 무역장벽으로 작용할지는 현재 미지수지만 어떤 경우라도 국내 전자업체로선 미리 대비책 을마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신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