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방송법안 폐기이후..(3);케이블TV

방송법이 폐기된 이후 또다른 피해를 입은 부문은 케이블TV업계다. 특히 공보처가 "선진방송 5개년계획"에 따라 새 방송법에서 지역 종합유선방송국 의 복수소유(MSO)를 허용하는 것을 포함해 현재 10만가구로 나뉘어있는 SO구역분할을 최하 30만에서 50만까지 확대하는 등 현실에 맞는 각종정책을 추진하려던 참이어서 케이블TV업계의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보인다. 서울 모 지역SO의 경우 새 방송법이 올해말 통과될 것에 대비해 내년부 터MSO를 시작하기 위해 기존의 10여개 SO중 최소한 5~6개의 SO와 인수협의를 끝낸 상태였으나 방송법 폐기로 물거품이 돼버린 것은 물론 이면인 수계약을 할 경우 현행 종합유선방송법을 위반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

또 2차허가 대상지역인 일산과 분당 등 신도시와 부천.안양 등 수도권지역 의SO허가권을 따내기 위해 힘쓰던 기존 SO와 케이블TV 사업진출을 희망해온 기업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공보처가 선진방송 5개년계획을 발표한 직후인 지난 7월부터 수도권 모 지역의 2차 SO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전담팀을 구성, 치밀한 사전준비를 해왔다는 한 업체의 관계자는 "방송법이 폐기된 이후 그동안의 노력이 허사가 돼버렸다. 전담팀을 해체할 것인지, 그냥 둬야할 것인지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며 강한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 관계자는 또 "공보처가 하루빨리 2차SO허가 일정을 밝혀야 업계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종환 공보처 신문방송국장은 23일 "아마 내년초 공보처의 새해 업무보고 때나 돼야 구체적인 정책일정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서 국장은 또 "내년에 종합유선방송법과 시행령 등 현행법으로 2차SO를 허가할것인지 아니면 내년 가을 정기국회에 새 방송법을 제출, 입법화하는 등 법적요건을 완벽하게 한 뒤 허가할 것인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2차SO를 준비하고 있는 이들 말고도 케이블TV업계의 손실은 결코 적지 않다. 전체적으로 볼 때 수도권.신도시지역의 2차허가가 앞으로 1년이나 최소한 6개월까지 나지 않을 경우 이들 지역의 가입예정자 수십만가구가 케이블 를 시청하지 못하게 돼 문화적 소외감을 갖게 될 것은 물론 이들을 조기에 가입시키지 못함에 따라 발생하는 컨버터제조업체, 전송망관련업체 등 방송장비 공급업체와 프로그램공급업체(PP) 등 케이블TV업계의 손실은 계산할 수조차 없다.

현재 케이블TV 우선허가 대상지역의 가구수는 지난 94년 9월 현재 1백67 만여가구로 서울전체 가구수 3백34만가구의 절반가량이 된다.

특히 신도시 지역의 가입예정자들은 신도시 입주와 함께 대부분 설치한 외국위성방송 공동수신설비로 인해 케이블TV의 보급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케이블 에 대한 구매력이 감소해 가입률이 저조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들지역에 대한 우선허가의 필요성은 공보처에서도 이미 인정하고 있는 실정 이다. <조영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