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에너지절약 전문기업제 부진 누구 탓이냐

에너지절약 전문기업 제도가 지난해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부진을 보이고 있는데 대한 책임 논란이 일고 있다. 에너지절약 전문기업들이 전문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의 모순과 홍보부족을 성토하고 나서자 정부측이 근본적 인부진의 원인을 전문업체들의 적극적인 사업 노력의 결여 때문이라고 반박 、양측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전문기업제도는 지난 92년 7월부터 통상산업부(당시 동력자원부)가 에너지 절약 대행기업이 추진하는 각종 에너지절약형 시설투자에 대해 장기저리(3년 거치 5년분할 상환、 연리 5%)로 융자 지원하고 절약된 에너지비용을 환수 하는 제도로、 지난해부터 본격화돼 현재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중앙개 발.벽산개발.삼영설비.태일정밀 등 에너지절약 전문업체들이 열병합발전.빙 축열시스템.고효율조명기기보급 및 에너지 사용 진단 등 각종 사업을 진행중 이다. 업체들의 공통적인 불만은 정부의 에너지절약 전문기업에 대한 지원내용이 일반기업과 차이가 없다는 것. 이는 정부가 "에너지 및 자원사업 특별회계법 "에 따라 올해부터 석유사업기금.에너지이용합리화기금.석탄산업안정기금.석 탄산업육성기금.해외자원개발기금 등을 일원화、 일반 산업체들도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데 따른 상대적 박탈감도 적지않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정부가 이들 자금을 선착순 신청에 의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함에 따 라관련자금 수혜신청이 상반기에 모두 마감돼 하반기에 사업을 입안한 전문 기업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태까지 발생、 업체들의 불만을 고저 시켰다.

올해도에너지이용 합리화사업중 절약시설 설치사업 지원기금으로 8백65억원 이조성됐으나 융자지원 신청이 8월말에 마감돼 내년 3월에 신규로 기금이 조성되기까지 약 8개월의 공백이 발생했다.

에너지절약 전문기업의 한 관계자는 "고효율 에너지기기의 보급확산을 위해에너지절약 사업을 추진하려는 모든 민간업체에게 대등한 지원을 하는 것도좋지만 이로 인해 정부로부터 공신력을 보장받은 에너지절약 전문기업들이 받을 수 있는 상대적인 불이익도 감안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현재로서는 에너지절약 전문기업이 받는 상대적인 혜택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한다. 또한 정부의 지원체계가 1년 단위로 돼있어 장기간이 소요되는 사업의 경우 해마다 신청을 해야하는 불편도 개선돼야 하며 정부의 대국민 홍보부족으로 전문기업들이 단순한 민간 제조.판매업체들과 동일하게 인식돼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장애요소라고 주장한다. 반면정부는 이같은 문제들의 실질적인 책임이 전문기업들에게 있다고 말한다. 에너지절약 전문기업제도가 제대로 실시되지 못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정부의 지원이 부족해서라기 보다는 전문기업들이 에너지절약 사업의 적극적인 추진을 유보、 실제 신청 자체가 적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업추진에 소요되는 전체 투자비를 자체 투자없이 전량 융자를 통해 해결하려 하는일부업체들의 안일한 사고 방식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정부의 전문기업에 대한 융자지원액을 보면 지난 93년에 중앙개발(주)에 5억3천2백만원을 지원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삼성중공업(주) 등 3개업체에 43 억2천3백만원을 융자해주는 등 규모가 크게 늘어 활기를 띠었으나 올들어서는삼성엔지니어링 주 이 진행중인 3천㎻급 열병합발전 3기 건설사업에 24억9 천9백만원、 태일정밀의 절전형 조명기기 개보수 및 신조명사업에 3억3천4백 만원 등 총 30억1천3백만원에 그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금융지원제도 운영방식에 대해서도 "정부예산이 1년 단위로 결산되기 때문에 하반기에 발생하는 기금의 공백은 어쩔 수 없으나신청을 받을 때 미리 사업내역을 파악해 1년 이상의 공사기간이 소요되는 사업은 매년 이월시켜 자금지원을 재추천하고 있어 별 문제는 없다"고 설명한 다. 또 현행 선착순에 의한 기금운영방식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도 "현재로서 는공정성을 꾀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정부관계 자들은 "정부가 내년 전문기업에 지원키로 계획한 12건에 대한 1백93억7천9 백만원의 융자액은 올해보다 6배 이상 늘어난 규모로 "신청하면 모두 지원한 다"는 방침을 실행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오히려 관련업체들의 분발을 촉구 하고 있다. <이은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