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통신개발도상국들이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있는 가운데 아시아지역 국가들 사이에서도 정보통신기반설비의 중요성이 강하게 부각되고 있다.
최근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및 아.태지역 통신공동체(A PT) 회의는 아시아지역 정보통신기반설비(AII)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 회담에서는 주로 제한없는 네트워크 접속, 부가가치 통신네트워크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서 관련 규정들이 보완되어야 할 것이라고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APEC회담에서도 각국 참가자들 은 아시아지역 정보통신 기반설비 구축이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하고 가급적 빠른 기간내에 설비를 구축, 이를 종합적인 정보통신 네트워크로서 육성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지역 첨단 통신서비스.기술 등의 활용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는 통신 선진국 호주는 국가적 차원에서 전략을 수립해 나가는 좋은 예. 호주 정부는 정보기술(IT)에 대한 전반적인 정책을 정비하고 "브로드밴드 서비스 엑스퍼트그룹 등 관련 기구를 마련, 과제를 맡겼다. 호주의 통신정책은 두가지 원 칙아래서 움직이고 있다. 첫째는 국가의 이익을 기반으로 민간의 투자를 확대 국가와 민간기업간의 조화를 이루어가는 것이고, 둘째는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서비스로 네트워크를 개발해간다는 것이다.
중국도 정보통신 기반설비의 구축은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특히 일련의 "골든"계획을 발표하고 네트워크를 세분화, 국가적 사업 으로 키워나가고 있다. 이에는 중국 전지역에 걸쳐 고용량의 음성.화상 정보 를 디지털 방식으로 전송할 수 있는 주력 정보통신 네트워크인 "골든 브리지 ", 문서 등 무역거래와 관련한 정보를 교환하는 "골든 게이트", 신용카드결제를 비롯한 금융관련 업무를 주로 수행하는 네트워크인 "골든 카드" 등이포함된다. 이외에 중국 정부는 현재 통신 선진지역인 홍콩과의 연계 발전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
아시아지역 통신허브를 꿈꾸는 통신 선발주자 싱가포르는 지난 91년 국가 정보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을 정부차원에서 공식 선언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국가 정보통신사업의 미래를 "IT 2000"사업에 두고 기업 및 국민들간에 정보통신 기술마인드가 확산되도록 권장하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관련기술 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 "IT 2000"계획에 따라 컴퓨터가 가정.사무실.학교.
공장 등으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오는 2010년이 되면아시아 최대를 넘어 세계적인 통신네트워크 보유국으로 부상하게 될 것으로기대하고 있다.
중남미지역의 국가들은 유리한 지역적 여건과 영어 사용이 용이하다는 이점을 살려 미국.캐나다 등 통신선진국과 연결을 지향하는 정보통신 기반설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 지역 통신서비스업체들은 대부분 중남미와 미국.캐나다를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남미지역 국가들 가운데 특히 카리브해 연안국 통신업체들은 주로 영국 의케이블 앤드 와이어리스(C&W) 및 프랑스의 프랑스 텔레콤(FT)과 제휴관계 를맺고 있다. C&W는 벌써부터 카리브해의 동쪽지역에서 광케이블 시스템의 구축을 지원해왔다. 이 시스템은 케이블TV와 기타 첨단통신 서비스의 제공에 대비하고 있다.
바베이도스의 경우 외국업체들에 의해 가장 큰 가능성을 가진 국가로 인정 받고 있는데 바베이도스 정부는 "인포텍 2000"계획에 따라 정보기술업체들이 전자출판.소프트웨어 개발.컴퓨터 지원설계(CAD).지리정보시스템등의 서비스 를 개발, 상용화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통신기반설비 구축에서 가장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아프리카 대륙 국가들도 정보통신 기반설비의 필요성만큼은 인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프리카 정보통신시장의 잠재력만을 높히 평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지역은 정보통신 기반설비가 아직 미흡할뿐 아니라 각국 정부들은 구체적인 통신계 획조차 마련해 놓지 못한 상태.
통신 기반설비의 구축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그 속도가 너무 느린 것도 문제다. 기반설비 구축과 관련한 주도권도 자국 통신당국이 아닌 외국 정부나 외국의 업체 등 타의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거나 혹은, 연구 수준에 머물고있다. 유관단체들이 아프리카 주민들의 보건 및 의료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시작한 네트워크들은 현재 이와 관련한 정보 교환수준으로 한정돼 있다. 대표적인 네트워크인 "헬스 네트"는 정보 고속도로의 응용이 지역의 요구에 맞도록 이용되는 실례를 보여주고 있다.
이외에 이 지역에서는 현재 "플래그(Fiberopt-ics Link Around the Globe) "와 미국 AT&T사의 "아프리카 원", 프랑스 알카텔사의 "웨스트 코스트 아프리카 케이블", 독일 지멘스사의 "아프리링크"등 4개의 광케이블 관련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올해 튀니지에서 개최된 "아프리카가 당면한 정보고속도로"라는 주제의 국제심포지엄에서 아프리카의 각국들은 정보통신 기반설비를 구축해야 한다는필요성이 강조됐다. 이는 민간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고 통신사업의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주 목적이었다. 또 다른 보고서에서는 만약 아프리카대륙이 세계적 규모의 통신기반설비GII)구축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통신 선진국과 후발 국사이의 격차는 엄청나게 벌어질 것이고 이에 따라 대륙간 정보통신 혜택의 편차도 지금보다 훨씬 더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프리카와 마찬가지로 중동지역도 정보통신 기반설비가 체계적으로 구축 되지 못하고 있다. 확고한 정책을 수립하려고 하는 정부도 눈에 띄지 않고또한 대개의 국가들이 구축 초기단계로 연구나 의료활동을 위해 이용하고 있는상태다. 지난해 들어서야 비로소 이 지역 정보고속도로관련 워크숍이 아랍 국가들의 인터네트접속을 목표로 개최된 바 있다.
이 지역에서 연구 수준을 넘어서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가장 활발 하게 나서고 있는 국가는 바레인이라 할 수 있다. 바레인은 이 지역 "정보기 술의 섬"으로 자리잡기 위해 정부기관.업계.금융.교육기관 등이 관련기술을 빠르게 상용화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정부에 의해 주도되는 "바텔코"사업은 국가의 정보기술산업을 대화형 및 멀티미디어 애플리케이션으로 개발하기 위한것으로 알려졌다.
아랍 에미리트의 "에티살라트"도 광케이블 네트워크의 확장이라는 목표아래진행되고 있는 사업. 이 사업은 특히 가정에 주문형 비디오(VOD)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동유럽 국가들사이에서도 정보기반설비 개념의 중요성이 활발하게 제기되고있다. 동유럽 각국은 일반 전화회선의 급증으로 서비스 대기시간이 줄어들고있을뿐 아니라 통신시장 민영화가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 따라서 이 지역 에대해서는 민간기업들이 미래 정보통신설비 구축을 담당해갈 수 있을 것인가하는 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역내 어느 국가도 공식적으로 통신 네트워크구축을 국가의 주요 정책이라고 공언한 국가는 없다. 다만 정보기술과 관련, 헝가리가 가장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헝가리 국민들은 정보기술 과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부문에서 가장 우수한 기술을 갖고 있고 또 다른 국가보다 뛰어난 고급 노동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그러나 정보기술로서는 아직 완성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경우 최근 정세의 변동과 맞물려 정보통신분야 종사자 수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인다. 이는 결과적으로 많은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이 자신들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적절한 정책만이 이들을 정보기반설비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의 여러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정부가 나서야만 개도국들이 정보통신 기반설비를 제대로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개도국들이 독자 적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 보다는 선진국 의존하에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통신 개도국들의 이런 선진국 추수(추수) 움직임이 오히려 유리한 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정책의 부재가 역설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새로 운시장을 향한 발걸음을 담보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케이블TV사업의 활황은 어느 정도 인도정부의 정책부재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점이 그런 사례라 할 수 있다. <정리=허의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