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프린터시장 1백만대 돌파

프린터가 사무용기기인가 가정용기기인가.

이에대해 국내 프린터업계는 한결같이 프린터는 더이상 사무용기기가 아니라가정용기기라고 말하고 있다.

프린터가 가정용기기라는 업계의 주장이 아직까지 다소 억지인 듯한 인상 을주지만 금년에 보급됐거나 내년에 보급될 프린터와 PC의 보급대수 및 상관 관계를 보면 업계의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있다.

올해 국내에 보급된 프린터는 90여만대 정도인 것으로 잠정추계되고 있다.

멀티미디어 PC를 포함해 올해 보급된 PC가 1백40만대에 달한 것에 미루어볼때 프린터의 보급대수는 가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20~30% 정도 늘어난 1백5만대에서 1백10만대의 프린터 가보급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국내 PC업계는 내년에 1백80여만대의 데스크톱 PC가 보급되고 이중 홈PC라 불리는 멀티미디어 PC는 1백50여만대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내년에 보급될 PC 대부분이 멀티미디어 개념이 도입된 홈PC라는 분석 을낳고 있다. 즉 PC가 이제는 더이상 사무용기기가 아니라 가정용기기임을 입증해 주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PC와 프린터의 상관관계이다.

PC에 멀티미디어 개념이 도입되고 연 보급 대수가 1백만대를 상회하면서 사무용기기라기 보다는 가정용기기에 근접하듯이 프린터도 비슷한 과정을 밟고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내년에 사상 처음으로 국내에서 프린터가 연간 1백만대 이상 보급된다는 것은 프린터의 대중화 시대가 본격 개막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프린터업계는 "프린터의 대중화시대"보다 진전된 개념인 "가정용 프린터 시대" 또는 "프린터의 가전기기화"를 주창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무실에서 업무용으로 주로 사용되던 프린터를 내년부터는 일반가정에서 PC나 TV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멀티미디어 PC를 구매하는 고객이 프린터도 동반 구매하게끔 유도해 "1PC 1프린터"시대를 열어가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박래승 프린터 상품기획과장은 "지난해 멀티미디어 PC를 구매한 소비자중 프린터를 동반 구매한 고객은 30% 남짓했다"고 설명하면서 "내년 에는 이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PC와 프린터의 연동구매 비중을 최대한 끌어올려 프린터의 가정용 기기화를앞당기겠다는 의도는 삼보컴퓨터의 내년 프린터 판매전략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삼보컴퓨터의 한 관계자는 "프린터의 가격이 갈수록 떨어져 프린터가 PC의번들제품처럼 인식되는 때도 멀지 않았다"고 설명하면서 "이르면 내년 하반 기부터 프린터의 PC 번들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나아가 이 관계자는 "프린터는 PC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는 점을 감안할때 PC와프린터의 연동 구매는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하면서 "앞으로 멀티미디어 PC를 많이 판매하는 업체가 프린터도 많이 팔게될 것"이라고 밝히고 삼보컴 퓨터가 이 대열의 선봉에 설 뜻임을 내비쳤다.

프린터가 PC번들용으로 공급된다는 것은 프린터의 가격이 앞으로 지속적으로떨어진다는 것을 예고해 준다.

큐닉스컴퓨터 이응진 차장은 "프린터의 가격은 분기별로 5% 정도 떨어지는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일부 저가 보급형 잉크제트 프린터의 경우 시중에서 20만원대에 팔리고 있으며 이 정도 가격이면 웬만한 PC 주변기기보다 싼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차장은 특히 "레이저 프린터의 핵심부품인 A4용지용 엔진이 내년부터 수 입선 다변화 품목에서 해제되면 레이저 프린터의 가격 파괴현상이 일어나 프린터의 가정용기기화를 크게 앞당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세계는 물론국내 잉크제트 프린터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HP사가 국내프린터업체의 부상 을 제어하기 위해 가격인하전략을 구사할 경우 국내 프린터업계는 걷잡을 수없는 가격파괴 돌풍에 휘말릴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의한결같은 지적이다.

가격파괴를 통한 프린터의 대중화시대가 열리는 것인지 프린터의 가정기기 화를 위해 프린터의 가격을 인하하는 것인지는 현재까지 닭과 달걀의 관계처 럼해석하기 어렵지만 내년에 프린터가 안방 깊숙이 파고드는 것은 피할 수없는 현상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이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