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 판권내용의 해석을 둘러싸고 최근 국내 영상 업계가 고민하고 있다.
국내 영상업계는 다매체시대를 맞아 외화구입시에 "올라이트판권"계약을 주로 채택해 왔으나 새로 등장한 DVD가 이 계약내용에 포함돼 있느냐의여부로 외국 판권보유업체와 마찰을 빚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외화구입시에 비디오판권 등 매체별로 판권계약을 해온 영상업계는 최근 들어 케이블TV.CD롬.CDI 등 매체가 다양해짐에 따라 외국의 영 화판권보유업체와 매체에 상관없이 판권을 일괄해서 사용할 수 있는 올라이트판권 계약을 선호해 왔다.
올들어 삼성영상사업단.대우전자.SKC 등 대기업들을 비롯 중소업체들은 대부분 이같은 계약방식을 통해 외국업체들로부터 영화 등을 도입해왔다. 그러나 최근 DVD의 규격이 통합되면서 국내업체들이 선호하고 있는 올라이트판권 계약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시장을 주도해온 미국의 영상.컴퓨터업계와 일본의 가전업계가 오랫동 안논란을 벌여온 DVD의 규격통합에 합의함으로써 앞으로 DVD시장이 빠 른속도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외국 영화업체들이 "한국업체들과 체결한 올라이트판권계약에 DVD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
외국 영화업체들의 주장은 올라이트판권은 계약을 체결할 시점에 나와 있는매체에 한해서 사용할 수 있을 뿐 앞으로 나올 매체에 대해선 사용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외국업체들은 "당연히 DVD같은 새로운 매체는 올라이트판권계약 내용에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DVD타이틀을 출시할 경우 별도의 계약을 맺거나 로열티를 추가로 지불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국내 영상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 영화업체들이 이같은 주장을 해오고 있어 앞으로 이 문제가 공식적으로 표면화될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어쨌든 외국업체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국내업체들은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내년부터 DVD관련 하드웨어가 선보일 경우 현재 국내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영화판권은 무용지물이 될 위기에 놓이면서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거나 로열티의 추가지출이 불가피하게 된다.
더구나 DVD타이틀의 판권확보가 늦어지는 상황까지 발생, 하드웨어의 보급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국내업체들은 올라이트판권계약의 해석과 관련 외국업체들의 주장 에대해 반발하면서 강력한 대응을 해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영상사업단 등 일부 국내업체들은 "이미 올라이트판권계약을 체결할 당시에 DVD가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 면서법적인 대응에 나서기로 하고 계약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원철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