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영상SW를 살리자-영화.비디오

최근 2~3년사이 미국 할리우드 영화를 중심으로 외화를 앞세운 외국 메이저직배사들의 대한공세가 위력을 더해가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영화의 설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형편이다.

90년까지만해도 한해에 1백여편에 달했던 한국영화는 지난해 불과 65편이제작됐는데 이는 전년에 비해 2편이 줄어든 수치다. 반면 외화는 전년에 비해30여편이 늘어나 모두 3백73편이 수입됐다. 올해도 이 수치는 큰 변화가없을 것으로 보인다.

극장가에서 우리영화의 위상이 이처럼 크게 약화되면서 그 여파는 곧 바로비디오프로테이프시장으로 이어져 연간 3천억원대에 이르는 이 시장의 70%이상을 외화에 빼앗기고 있는 실정이다.

올들어 "닥터봉" "테러리스트" "엄마에게 애인이 생겼어요" 등 몇몇 한국영화가 극장 및 프로테이프시장에서 흥행성공을 거두며 회생의 가능성을 보여주기는 했으나 아직은 역부족이라는게 영화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따라서 이처럼 고사위기에 직면해 있는 우리영화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정부의 적극적인 정책변화와 함께 대기업을 위시한 국내 제작사들의 이 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문화체육부가 영상시대를 맞아 국내 영상산업의 발전을 위해 영화진흥법안을제정하고 음반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음비법)을 개정하는 등 나름대로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영화계가 바라는 방향과는 사뭇 다른 쪽으로진행되고 있다는게 영화인들의 설명이다.

영화 관계자들의 관심은 "영상진흥기금의 확충"과 "영화의 완전 심의등급제시행" 등에 온통 쏠려 있으나 문체부나 공연윤리위원회에선 아직 시기가적절하지 않다며 이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인들은 또 우리영화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주장한다. 이를 위해선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이 영화제작에 적극 참여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대기업들의 잇단 영화제작 참여는 침체된 우리 영화계에새로운 활력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대기업들이 제작한 대부분의 영화들은 국내 흥행만을 겨냥한 탓에오히려 이전보다 우리영화의 해외수출은 뒷걸음질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있다.

이에 반해 최근 영프로덕션.아마게돈.돌꽃컴퍼니 등 중소제작사들이 제작하고 있는 3편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은 극장상영에 앞서 각 작품별로 1백만~2백만달러어치의 수출실적을 거둬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따라 몇몇 대기업들도 조심스럽게 애니메이션제작에 참여할 움직임을보이고 있으나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한편 프로테이프 업계는 이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많은 대작이 출시되는것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한국영화가 많이 제작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외화의 판권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흥행성이 있는 대작이라도 함부로출시할 엄두가 나지 않는 반면 한국영화의 경우 판권료가 그다지 비싸지않으면서 기대이상의 흥행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또 프로테이프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선 대여시장외의 새로운 판로를개척해야 한다는데 의견일치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가 비디오를 직접 사서보는 셀스루시장의 개척에 대기업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대여업계에 몰아닥친 덤핑대여와 제작사들의 밀어내기 영업 등을근절하는 것도 프로테이프 산업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선결돼야 할 과제로인식되고 있다.

이외에도 사전주문제도의 시행을 비롯해 심의행정의 단일화, 금융지원 확대, 기자재의 관세인하및 수입규제 완화 등 프로테이프 산업의 발전을 위한여러가지 방안이 업계에 의해 제시되고 있다.

<김종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