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영상SW를 살리자-음반

음반분야는 영화및 비디오분야와는 달리 가요가 전체 음반시장의 70%이상을차지, 경쟁력면에서 그다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최근엔 외국 메이저 직배사들이 가요시장에 대한 공세를 한층 강화하고 있는 데다 타워레코드.버진메가스토어 등 세계적인 다국적 음반유통업체들마저 국내 유통시장 장악에 나서 업계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이에 맞서 대기업들이 속속 음반제작및 유통시장에 참여하고 있으나 아직은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십억원을 들여 외국의 유명아티스트를 초청해 공연을 갖고 실황음반을제작해 세계 시장공략에 나서는 등 나름대로의 노력을 보여주고 있으나 어딘가방향이 빗나간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많은 돈을 들여 외국 가수의 음반을 제작하기 보다는 첨단시설의 녹음실을갖춘 프로덕션을 설립하거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 힘쓰는것이 국내 음반산업의 발전을 위해 대기업이 할 역할이라는 지적이다.

내년부터는 삼성.LG.대우 롯데 등 대기업들이 음반부문에 대대적으로 투자할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투자액중 어느정도가 인프라 구축에 활용될지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음반유통업계는 최악의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음반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음반가격파괴의 확산으로 음반유통구조가 붕괴될 위기에처해있기 때문이다.

서울지역에서만 최근 대형 매장들의 잇단 가격파괴로 1천6백여곳의 소규모레코드점들이 문을 닫았으며 이로 인해 쏟아져 나온 반품으로 도매상및 제작사들마저 연쇄부도의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음반가격파괴현상은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아직은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듯하다.

한국영상음반판매대여업협회 서울시지부 오디오분과위가 가격표시제 등 음반가격정상화를 위한 방안으로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으나 이의 시행여부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태다.

음반업계는 음반가격파괴 못지않게 불법음반의 범람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있다. 정품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제작돼 길거리에서 판매되는비품의 범람으로 음반업계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및 협회가 수시로 단속을 벌이곤 있으나 그 수는 여전히 늘어나고 있는실정이다. 이러한 불법음반의 제작은 외국과의 무역마찰로까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음반유통업계는 세계 5~6위권의 음반시장 규모를 자랑하는 국내 음반산업의발전을 위해선 현재와 같은 다단계 유통을 줄이고 하루빨리 직구매시스템을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즉 가락동 농수산물 유통센터처럼 조합원만 출입할 수 있고 조합원이 직접운영하는 직거래 형태의 멤버십제도로 운영되는 음반유통센터가 설립돼야 한다는 것이다.

음반유통센터가 건립되면 유통구조가 안정될 뿐 아니라 외국의 어떤 대형유통업체가 들어오더라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게 업계의 주장이다.

음반업계는 현재 국내 음반시장이 특정가수의 특정곡에 의해 좌우되는 불안정한 시장구조를 형성하고 있어 이 결과 음반시장규모는 다소 커졌을지 모르나 음반업계의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음반시장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해선 제작사들이 다양한 장르의 음반을 제작하는데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최근 문체부의 음비법 개정을 통해 업계의 요구사항이었던 음반 사전심의제가 폐지돼 업계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는데 앞으로도 정부가 음반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과감한 정책변화와 함께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종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