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시대가 급진전되면서 CD롬 등 멀티미디어타이틀이 크게 각광을받고 있다. 멀티미디어가 산업면에선 초기단계에 머무르면서 하드웨어보다는오히려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세계 CD롬타이틀시장규모는 6천만~7천만장에 이를 정도로 불과 몇년사이에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따라서 세계적인 언론재벌을 비롯 영화사.
음반사.컴퓨터관련업체들이 모두 이 시장을 넘보고 있다. 미국에서만도 CD롬타이틀제작에 나서고 있는 업체들은 1천여개사에 이를 정도다.
국내상황도 세계시장의 흐름과 거의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다. 올 연말이되면 멀티미디어PC의 보급이 1백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여 상대적으로 CD롬타이틀의 시장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CD롬타이틀의 시장규모는 5백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컴퓨터관련대기업을 비롯해 중소업체들까지 앞다퉈 뛰어들고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정보와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언론사와 출판사.음반사 등도 이 분야에 가세하고 있다.
국내 CD롬타이틀개발업체는 무려 1백여업체를 웃돌정도로 크게 늘어나면서국내에서 제작된 CD롬타이틀은 불과 5년만에 92년 4종에서 지난해 2백여종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타이틀의 양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질적인 면에서는 크게 뒤떨어지고 있어 국내시장의 70~80%를 외산업체들에 내주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시장을 내주다 보니 타이틀의 외국수출은 해외교포를 대상으로 타이틀 수출에나서고 있는 일부업체를 제외하고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처럼 국내 멀티미디어타이틀산업은 아직도 걸음마 단계로서 아직도 외국업체들과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우선 타이틀제작업체들이 대부분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업체들은타이틀 제작인력으로 5~20명 가량을 확보하고 타이틀제작에 나서고 있어막대한 자본을 투입, 장기적인 기획아래 타이틀을 제작하기보다는 단타위주의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외국업체들이 수백명의 인력을 동원, 타이틀을 제작하고 있는 것에 비해이같은 상황에서 질좋은 타이틀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임에 틀림없다. 이와함께 멀티미디어타이틀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구호로만 그치고 있을 뿐 실질적인 지원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제도적으로 아직도 멀티미디어타이틀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제조업체에 비해열악한 형편에 놓여 있다. 따라서 업계관계자는 "국내 멀티미디어타이틀산업을 살리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중소업체들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멀티미디어타이틀을 출판물로 인정, 출판물과 똑같은 세제혜택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멀티미디어타이틀 인력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기관을 개설, 우수한인력을 양성하고 수입에 따른 일정한 기금을 부과, 중소업체들에 지원해줄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해야 막대한 자본을 투입, 작품제작에 나서고 있는 외국업체들과의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무분별하게 외산타이틀의 내용을 베끼기보다는 우리문화에 바탕을 둔 작품을 제작하는 것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한 방법"이라면서 "구태의연한 타이틀제작방식이 변해야한다"고 업계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원철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