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소비자 종합전자 박람회인 "96 동계 CES"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 센터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5일부터 8일(현지시간)까지 4일간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 파빌리온,샌드 엑스포 &컨벤션센터, 라스베이거스 힐턴호텔,사하라 호텔 & 미라지 등 4군데에 총 9만2천㎞ 규모. 세계 80여개국에서 2천여 전자전기 및 부품업체들이 참가해각자의 기술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한마당이 펼쳐진다.
이번 전시회의 참관인원은 1백여개국에서 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주최측은예상하고 있다.
주요 참가업체로는 일본에서 샤프.파나소닉.소니.도시바.아이와.카시오.JVC.산요.파이어니어.캐논.켄우드 등 유명 전자업체들이 대거 참여했다.구미쪽에선 필립스.톰슨.AT&T.IBM.에머슨 등 세계적인 전자기업들이,그리고 우리나라 업체로는 LG전자.삼성전자.대우전자 등 전자3사와 오디오 전문업체인 인켈이 참가했다.
이들 참가업체는 오디오와 컴퓨터 분야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전자게임기 및 정보가전 분야, 홈오토메이션(HA)기기, 전장, 멀티미디어, 전자제품및 통신기기, HDTV와 각종 액세서리 등 소비자와 관련된 전자기기를 모두 선보였다.특히 그동안 실판매 위주로 전시에 참가한 기업들이 이제는 기술력을과시하는 쪽으로 그 무게중심을 옮겨 가고 있어 차세대 가전산업의 모습을미리 조명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즉 출품제품이 AV일색에서 멀티미디어.
사무자동화(OA).통신단말기 등으로 확대됐다.
이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디지털 기술이 대거 선보였다는 점이다.
특히 디지털 인터액티브 기술을 접목시킨 차세대 전자기기가 크게 늘었다.
디지털 TV를 비롯해 디지털 VCR.디지털 오디오 방송(DAB)수신기.디지털 캠코더.디지털 카메라 등 이제는 디지털화된 AV기기를 주력상품으로 내놓고 있으며, 고선명(HD)TV.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 등 멀티미디어 시대의 중심 제품과 기술융합 제품들을 많이 출품했다.
특히 멀티미디어 시대의 핵심적인 영상정보기기로 꼽히고 있는 DVD의 경우도시바 진영과 소니.필립스 진영간 팽팽히 맞서온 국제표준규격이 합의점을도출해냄에 따라 이번 전시회에서 뜨거운 기술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마쓰시타.도시바.소니.필립스 등 규격주도 업체들은 물론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올하반기부터 DVD를 생산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이 기술전시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DVD는 선명한 영상과 깨끗한 음질을 즐길 수 있어 굳이 영화관을 찾지 않아도 안방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각종 정보서비스를 쉽게 제공받는 새로운 차세대 상품으로 꼽힌다.
또 최근에 DVD 표준규격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던 도시바 진영과 소니.필립스 진영간 규격합의가 이루어져 이제부터 상품화 및 시장선점 경쟁이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당분간은 값이 너무 비싸 급속히 시장을 넓히기는 무리이겠지만 기술개발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어 2000년대 들어선 차세대 영상정보기기로 확고히자리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TV 또한 디지털 제품이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디지털 위성방송을 실시함으로써 이제 TV도 단순히 방송을 시청하는 기능에서정보를 교환하는 영상정보 기기로 완전히 바뀌게 됐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 HDTV는 전시참가 업체들의 기술력을 총동원해보여주는 백미에 속한다.
HDTV는 화면이 크고 선명하며 CD 수준 이상의 깨끗하고 맑은 음질을 나타내면서 홈오토메이션(HA)의 중심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점으로 인해 잠재수요가 엄청나게 크다. 단지 HDTV 수상기의 가격이 너무 비싸 2000년까지는시장수요가 급속히 확대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제부터 시장선점단계에 들어섰다는 게 HDTV를 내놓은 기업들의 시각이다.
TV중에서도 특히 주목되는 것은 액정TV. 액정분야에 관한 한 선두임을 자부하는 샤프를 비롯해 소니.마쓰시타.필립스 등 선진업체와 삼성전자 등이이번 전시회에 대거 선보이고 있는 제품이 바로 이 액정TV다.
대체로 20인치 이하의 소형TV는 박막트랜지스터 액정디스플레이(TFT LCD)를채용한 제품이, 30인치 이상은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를 사용한 TV인데 박형, 경량화된 제품이라는 점에서 향후 TV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부각되고 있다.
또 이미 일본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에선 이 액정TV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있는 추세다.
일본전자기계공업회(EIAJ)의 통계를 보면 액정 컬러TV의 시장규모는 지난93년 66만7천대에서 94년에는 83만5천대로 25%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9월만도 63만대를 기록, 전년동기대비 11%의 성장세를 보였다.
액정 컬러TV는 1~2인치 초소형 포켓사이즈, 3~6인치 휴대형 사이즈, 6인치이상 사이즈로 나눌 수 있다. 이들 모두 전체적인 증가 추세에 있으나, 특히5~6인치 휴대형 액정 컬러TV는 가장 일반적인 사이즈라는 인식과 더불어 자동차 용으로도 널리 사용되면서 현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휴대형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10인치가 넘는 제품이 등장하면서액정 컬러TV시장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
한층 선명해지고 외광 반사도 줄인 10인치 이상의 액정 컬러TV제품이 컬러TV시장에 폭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디지털 오디오 방송(DAB)수신기는 기존 오디오의 틀을 깨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시참가 업체들은 DAB가 현행 AM/FM방송의 단점을 해결하고 고품질 음성과 데이터 방송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DCC.MD 등과 연계상품화할 수 있는 기대주라고 보고, 이번 전시회를 통해 자사의 이미지를확실히 심겠다는 전략이다.
DAB는 우선 교통정보.팩스 등 다른 서비스도 동시에 제공할 수 있으며, 위성방송.지상방송.케이블 방송 등 어느 형태의 방송에도 대응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라디오 방송을 통한 데이터 서비스 및 영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음성 외에 다른 미디어와의 합성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창출하는 등 2000년대의 유망 신상품으로 꼽히고 있다.
가정의 필수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카메라와 캠코더도 디지털 기술을 개발적용시킨 디지털 제품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디지털 카메라가 기존 카메라와 다른 점은 무엇보다도 저장매체로 필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 기존 카메라는 필름이라는 매체에 영상을 저장했던 것에 반해 디지털카메라는 메모리에 영상을 저장하는 것이다.
가전과 통신.컴퓨터 등의 기술을 서로 융합시킨 복합제품도 대거 선보였다.
특히 기존의 AV제품에다 컴퓨터.소프트웨어.네트워크 등의 기술과 접목시킨새로운 개념의 제품이 눈에띄게 늘어났다.
TVCR.비디오CD 등은 이제 보편화된 복합제품이고 TV화면상의 그래픽으로시스템의 상태를 표시하고 조작할 수 있는 AV시스템용 인텔리전트 시스템 컨트롤(ISC)기술이나 LD에 기록된 아날로그와 디지털 비디오/데이터를 동시에처리하는 레이저 액티브 플레이어.팩스와 프린터 및 스캐너 등의 기능을 함께 내장시킨 복합사무기기.캠코더 화상전송장치.화상전송 VCR 등 다양한 복합상품이 등장했다. 이중에선 이미 지난해 동계CES에서 선보였던 제품도 있지만 대부분 이를 기술적으로 보완했거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복합제품들이다.
우리나라도 전자3사가 디지털 기술을 적용시킨 컬러TV.VCR.캠코더.멀티미디어 PC 등과 함께 VCR와 비디오 CD플레이어를 일체형으로 결합시킨 멀티비디오 시스템, 전화로 녹화할 수 있는 텔레 VCR 등의 복합상품을 내놓았다.
이번 CES에 참가한 업체들은 특히 디지털 위성방송 및 케이블 방송과 관련한시장을 크게 의식하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자기술을 주도해온 소니.마쓰시타.필립스 등을 중심으로 전시참가 업체들은 미국시장을 겨냥한 이들 관련상품을 크게 부각시키고 있으며, 전시회기간동안 대대적인 광고와 홍보도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또 앞으로도 이러한 양상은 더욱 확산돼 CES는 AV전시회가 아니라 가전과정보통신이 결합된 멀티미디어 전시회로 그 모습이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