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탱크주의 도약운동을 추진해온 대우전자는 올해 "탱크주의 정착"을 경영의 최대과제로 삼고 있다. 기술개발부터 마케팅은 물론 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탱크주의를 안착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배순훈회장은 특히 새해 경기가 지난해보다 악화되고 국내외 시장경쟁도 치열해질것으로 진단해 "탱크주의 도약운동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만이 무한경쟁에서살아남는 유일한 대응책"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지난해초 대우전자소그룹 회장으로 승진한 후 1년 만에 독자적인 임원인사를단행하는 등 전자소그룹의 실질적인 리더로서 책임경영에 앞장서고 있는배회장을 만나 새해 경영구상을 들어봤다.
-새해 경영방침부터 말씀해 주시지요.
▲대우전자가 21세기를 대비하는 유일한 수단은 탱크주의를 정착시키는 것입니다. 이미 지난해말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부를 미래 지향적으로 개편했고연구개발조직도 강화시켰으며 해외영업조직도 현지 중심으로 전진배치하는등 조직적.제도적 측면에서 재도약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제부터는 탱크주의가 확실하게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품질.원가.기술.마케팅.서비스.관리등 전분야에 걸쳐 혁신을 추진할 방침입니다.
이와 함께 사업부별 책임경영체제를 더욱 굳건히 다지겠습니다. 이를 위해생산과 판매뿐 아니라 인사.조직까지도 그 모든 권한을 사업부 중심으로 이관시켰습니다. 더불어 사업부별로 시장환경을 정밀 분석해 환경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함은 물론 내부자원도 사업부장이 효율적으로 운영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할 작정입니다. 또한 목표와 기능 중심으로 팀단위의 조직을운영함으로써 권한을 충분히 위임하고 책임한계를 분명히함으로써 조직의 역량을 극대화할 방침입니다.
그리고 조직원을 세계화에 걸맞게 자질을 향상시키는 데 힘쓸 계획입니다.
탱크주의의 성공여부는 결국 임직원 개개인의 역량과 노력에 달려 있으므로역량을 높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역점을 둘 것입니다.
-대우전자는 지난 93년부터 탱크주의를 내세워 사실상 상당한 효과를 거둔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올해도 이 탱크주의의 성과를 거두는 데 역점을두고 있는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합니까.
가전 집중 육성
▲처음에 탱크주의를 내세울 때도 그랬듯이 세계에서 가장튼튼한 제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사업품목이나 범위를 넓히는 게 아니라 "가전제품을 세계에서 가장 잘 만드는 것", 이것이 탱크주의의 목표입니다. 일례로 캠코더는 대우전자가 이제 와서 아무리 발버둥친다 해도 일본 소니를따라잡을 수는 없습니다. 이보다는 대우전자의 주력상품인 컬러TV.냉장고.
세탁기 등의 가전제품을 일등으로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명제아래 우선 대우전자가 생산중인 가전제품의 품질수준을 "불량률1백 이하"로 끌어올리는 게 금년도 핵심과제중 하나입니다. 설계와 개발은물론 부품.생산.물류배달 등 제품의 품질과 관련한 모든 공정을 개선해 불량률 1백 이하를 달성시킬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품질경영연구소내 탱크팀의 인력을 70명에서 최근 1백20명으로 늘리고 부품품질에서 품질관리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총괄적으로 품질관련업무에 주력하도록 했습니다. 또 협력업체를 정예화하고 각종 교육과 기술지원.제도적인 보완 등 부품의 품질안정화를 이루기 위한 대대적인 조치도 강구해나갈 예정입니다.
원가절감도 탱크주의 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입니다. 올해재료비와 생산가동 인력 및 라인공수를 각각 30%씩 절감시킨다는 목표를세운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협력업체와 공동기술개발팀도 구성해 부품의 표준화 및 공용화.규격화 등을 적극 추진하고생산모델 수도 히트상품 중심으로 재편해 현재의 50% 정도를 줄일 계획입니다. 뿐만 아니라 연구개발부문과 국내외 영업부문.서비스부문.관리부문 등에대한 업무혁신도 탱크주의 실현에 있어서 빼놓수 없는 중요한 과제입니다.
주요 가전제품 개발 및 연구기간을 2분의 1로 단축시키고 재서비스율을 1%이하로 낮추며 관리비용을 30% 절감시키는 것 등이 탱크주의 정착을 위한업무혁신에 속합니다.
-연구개발을 포함해서 올해 역점을 둘 사업분야를 밝혀주십시오.
▲핵심적인 전략상품의 글로벌화와 기술자립기반의 구축을 꼽을 수 있습니다. 전략상품의 글로벌화가 이루어지려면 무엇보다도 생산.판매의 세계화와해외법인의 이익실현이 선행돼야 하는데 올해는 여기에 더욱 역점을 둘 것입니다.해외법인 늘려해외생산법인을 지난해 19곳에서 25개로 늘리고 5대 가전제품의 해외생산 비중을 컬러TV 60%, VCR 27%, 냉장고 26%, 세탁기40%, 전자레인지 45% 등으로 확대시킬 예정입니다. 해외판매법인도 22곳에서30여곳으로 확충할 계획입니다. 또 부품의 현지조달을 확대하기 위해 중소협력업체와의 해외동반 진출을 적극 유도하고, 이를 위해 동원 가능한 모든지원을 펼칠 생각입니다. 대우브랜드를 통한 해외시장 판매비율을 지난해 40%에서 올해에는 5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습니다. 이를 통해 오는 2000년에는컬러TV.VCR.냉장고.세탁기.전자레인지 등 5대 가전제품의 세계시장점유율을 10%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달성목표를 올해부터는 가시적으로 보여주겠습니다.
연구개발부문은 기존의 가전제품은 물론 차세대 첨단제품에 대한 핵심기술력확보에 주력할 방침입니다. 기본기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가전제품 개발과 함께 핵심부품기술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있게 끌어올리고 디스플레이분야에 대한 연구개발투자도 크게 확대할 예정입니다.
특히 멀티미디어환경에 대응한 디지털 신호처리용 반도체(DSP칩)의 개발의 경우 올해 최우선적으로 역점을 둘 연구개발분야입니다. 이 멀티미디어기기용 핵심부품 개발은 앞으로 대우전자의 정보가전제품 경쟁력을 가늠케하는 척도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멀티미디어 기반기술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제3연구소를 중앙연구소내에 설립했으며 미국 데이비드 사노프 연구소(DSRC)와는 멀티미디어에 대응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전용 반도체 및 관련제품을 공동개발하는기술용역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곧 미국 뉴저지에 첨단기술연구소를 설립해DSRC와 공동연구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독자적인 멀티미디어 제품연구에 나설 계획입니다.
전체적으로는 반도체를 포함한 연구개발부문에 지난해보다 95.7%가 증가한3천5백억원을 투자할 예정입니다.
-대우전자가 이처럼 DSP칩의 개발에 착수하고 지난해말 조직개편 때도반도체사업부를 신설한 데서도 잘 나타나듯이 반도체사업 추진과 그 방향이전자업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업방향을 말씀해주십시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현단계로는 반도체사업을 할 의향이 없습니다.
앞으로 멀티미디어시대에는 정보가전이 가전시장을 주도할 것에 대비해 기술력을 확립하고, 자체 수요에 대비한 반도체 개발에 초점을 두고 있을 뿐입니다. 물론 비메모리용 반도체 전용시설을 합작건설할 의사는 있습니다.합작업체는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나 AT&T, 일본 산요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개발만 하고 실제 생산은 반도체 전문업체에 위탁할 수도 있습니다.
DSP칩만 하더라도 연구개발이 문제이지 생산에 직접 나서느냐 나서지않느냐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현재 어떤 쪽을 택하는 게 좋을지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반도체사업부는 (주)대우의 반도체부문이 대우전자로 이관되고 합작공장 설립추진에 따라 신설된 것입니다.기본기능 강화-전자산업을 둘러싼 국내외 환경전망과 대우전자의 대처방안을 밝혀주십시오.
▲국내시장의 경우 원화절상과 유통시장의 완전개방 등으로 치열한 경쟁이예상됩니다. 이제까지 국내시장 보호용으로 그 몫을 톡톡히 해왔던 수입선다변화제 역시 해제분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국내업체들이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시장은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개도국들의 추격이 더욱심화될 전망입니다.
그러나 대우전자는 "가격대비 기본기능 우세"라는 강점을 최대한 발휘해시장점유율을 계속 높여나갈 것입니다. 가장 많은 수요층을 형성하고 있는 중간층에 타깃을 두고 있는 대우전자의 제품운용정책을 그대로 살리고 한국형가전제품의 개발과 점포 대형화, 대리점 차별화 등을 적극 추진해 내수매출이지난해보다 27.3% 정도 늘어난 1조4천억원에 이르도록 목표를 세워놓고있습니다. 이를 통해 5대 가전제품의 시장점유율을 27% 수준으로 끌어올릴방침입니다.
해외시장도 국내시장과 마찬가지로 운영모델 수를 크게 축소하는 대신 일부모델을 정예화하고 지역별 세분화정책과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것입니다. 이를 통해 해외생산법인의 매출을 지난해 8억달러에서 20억달러로 대폭끌어올리는 한편 수출은 지난해보다 21.7%가 증가한 2조8천억원으로 확대시킬계획입니다.
<이윤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