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류] 자판기업계 탈불황 묘수 찾기

최근 3년간 계속돼온 자판기업계의 불황이 올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자판기업계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자판기의 신규및대체수요가 크게 늘지 않는데다 자판기업체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자판기업체들은 사업 규모를 축소하거나 사업구조 조정에 나서고있어 자판기 분야는 새로운 판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우선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기업 및 중소기업의 행태는 뚜렷이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우전자.두산기계.롯데기공.삼성전자.LG산전 등 자판기 대기업들은 올해자판기사업 관련 신규투자 규모를 축소하거나 동결하고 보다 시장성이 좋은냉동.냉장 쇼케이스 영업을 강화하는 한편 제작방식을 주문 후 생산방식으로전환하고 자판기시장이 활황세로 돌아설 때까지 관망하는 "과도기 체제"로운영할 방침이다.

반면 고려양행.동찬기업.원일통상.한국아사히기계.흰돌시스템 등 중소업체들은 그동안 커피.음료.복합자판기 위주에서 벗어나 식품관련 자판기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아이템 개발을 통해 새로운 시장개척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태도를 보이고 있어 올해 이들 중소업체의 활동 여부에 따라 자판기산업의불황이 얼마나 단축될 것인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이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불황 대처방법이 다른 것은 대기업의 경우 대부분 자판기 외에도 다양한 품목을 다루고 있어 수익성이 떨어질 경우 다른품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구조를 조정할 수 있지만 중소업체들은 오로지자판기에만 매달릴 수밖에 없는 절박함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자판기 및 부품 제조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자동판매기공업협회도 자판기산업의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우선 자판기협회는 자판기에 장착되는 지폐식별기.호퍼.코인메커니즘 등주요 부품이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되거나 기술제휴로 생산되고 있어 자판기원가를 높이는 한 원인이 된다고 판단、 부품 국산화를 위한 전단계로 단시일내 실현 가능한 부품부터 공용화.표준화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자판기협회는 오는 10~11월께 국내외 자판기 관련업체가 참가하는 국제규모의 자판기 전시회를 단독 개최함으로써 일반인을 대상으로 자판기에 대한인식도를 높이는 등 자판기 전시회를 불황이 활황세로 돌아서는 계기로 삼을계획이다.

이와 함께 비정기적으로 발행되던 협회 기관지를 월간지로 전환、 업계에유리한 방향으로 여론을 조성함으로써 자판기산업 활성화에 보다 적극적으로나설 예정이다.

이밖에도 자판기협회 및 업체들은 여건이 좋지않은 국내시장에서 탈피、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자판기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민 1인당 자판기 보급대수를 비교할 경우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10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아 자판기산업의 장래성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면서 일부 자판기 위생문제에 대한 일반인들의 불신감을어떻게 극복하느냐는 문제와 날로 급변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기호에 얼마나빨리 따라가느냐는 문제가 현재 자판기산업의 불황을 극복하는 최대 관건이라고 밝혔다.

<박효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