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보온밥솥시장이 해마다 10% 가량씩 성장하면서 해당업체들간 시장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에 선보인 전기보온밥솥은 그 당시로서는획기적인 편리성과 밥을 태우지 않는다는 장점으로 인해 한국의 밥솥문화를대변하면서 해마다 큰 폭으로 성장해 왔다.
국산제품이 나온 후에도 한동안 전기밥솥의 일본제품의 그늘에 가려 국내소비자들로 부터 신뢰를 얻지 못했으나 국내업체들의 꾸준한 기술개발 노력과수입선다변화라는 보호우산속에서 품질과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아직도 기술력에서 대등한 경쟁을 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국내전기밥솥시장은 독자 브랜드로 제품을 공급하는 대웅전기, 마마전기, 신일산업, 풍년전기, (주)한미 등 전문업체와 가전3사가 매년 한국인의입맛을 사로 잡을수있는 신제품 개발과 보급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있다.
올해 전기밥솥 시장규모는 수량으로 2백60만대, 금액으로는 2천4백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전기보온밥솥시장은 2~3년전부터 2백50만대를 정점으로 수요정체국면이지속되고 있으나 마이컴제어, 전자유도가열(IH)밥솥, 전기압력보온밥솥 등고급형의 수요비중이 늘어나면서 금액상으로는 10%이상씩 증가세를 보이고있다.
국내시장에 출시된 전기밥솥은 대략 1백여종. 기능에 따라 크게 취사전용밥솥, 마이컴식전기보온밥솥, IH밥솥, 전기압력보온밥솥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80년대 중반까지 가정에서 즐겨쓰던 취사전용밥솥, 보온전용밥솥은 대중음식점 등 대부분 영업용이며 90년대 초반까지 주류를 이뤘던 기계식도 현재 마이컴방식에 밀려 설자리를 잃고 있다.
마이컴을 채용해 취사와 보온, 여러가지 메뉴의 밥 또는 죽을 지을 수 있도록 고안된 마이컴전기보온밥솥은 편리하고 기능이 다양해 주부들의 편리성추구에 발맞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또 밥맛을 혁신적으로 개선한 IH밥솥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어 밥솥의 고급화는 돌이킬 수 없는 대세다.
IH밥솥은 지난해 시장점유율에서 수량으로는 3.8%밖에 차지하지 못했지만금액비중으로는 12.5%에 달하고 있다.
이같은 고급화의 추세로 IH, 마이컴전기밥솥은 수량기준으로 93년 9%, 94년10%, 95년 20%정도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올해에는 35%선을 넘어설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마이컴밥솥은 퍼지나 뉴러퍼지제어방식에 이어 최근에는 유전자알고리듬(GA)제어 기술까지 채용되어 밥솥 스스로 조건을 판단, 최적의 취사상태를 구현하고 있다.
고급화 추세와 함께 눈에 띄는 것이 10인용 이하의 소용량 전기밥솥의 수요증가이다.
LG전자의 경우 밥솥 판매량을 기준으로 보면 1리터 이하 5인용 소형밥솥의경우 91년 1.2%에서 95년 10월 현재 16.8%로 15%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 2.2리터(12인용)이상 대형밥솥은 29.3%에서 21%로 감소해소용량을 선호하는 추세다.
삼성전자의 경우에도 93년 소형은 11.8%에서 95년 10월에는 14.3%로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대용량은 36%에서 21.9%로 대폭 감소했다.
이같은 현상은 세대별 가족수의 감소와 식생활의 서구화에 따른 쌀소비감소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전기밥솥의 디자인흐름을 보면 둥글고 색상이 하얗던 기존의 천편일률적 모양에서 사각형으로 바뀌고 색상도 검정 빨강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또 외피를 철판으로 둘러싸는 제관방식에서 플라스틱 사출형 위주로 바뀌어가고 있다.
이는 철판을 제관해 몸통을 형성하는 그동안의 생산방식이 밥솥의 모양을원형중심으로 고정시켜 다양한 모델을 개발, 선보이는데 한계를 느껴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플라스틱 사출방식은 디자인의 다양화외에 가볍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어최근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 전기밥솥업계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단순기계식보다는 마이컴밥솥,IH밥솥, 전기압력보온밥솥 등 고가제품의 개발,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또 마이컴전기밥솥은 종래 기계식 전기밥솥이 금속의 물성차이에 의한 바이메탈로 온도를 조절하는데 비해 온도를 감지하는 센서와 명령을 내리는 IC로취사온도를 조절한다.
마이컴전기밥솥은 밥이 가장 맛있는 최적의 온도를 유지시켜 주며 죽, 현미밥 등 취사하는 내용물에 따라 제각기 다른 온도를 유지해 준다.
IH솥은 88년 일 마쓰시타사가 첫 제품을 내놓았을 때 기존 밥솥의 3배가넘는 고가라는 점 때문에 별 눈길을 끌지 못했으나 기능이 추가되고 일반밥솥과의 가격차가 좁혀지면서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어 현재 일본 밥솥 수요6백만대 중 40%가 IH밥솥일 정도로 주류로 떠올랐다. IH밥솥이 기존 밥솥과다른 점은 내통자체가 발열함으로써 강력한 화력을 발생, 급속히 쌀을 가열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일반밥솥은 열판이 내통의 밑바닥을 가열하는 데 비해 IH밥솥은 전기코일에 의해 자력을 내통에 전달해 솥 자체가 발열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또 측면과 밑면의 에너지밀도를 약 3대1로 차등화시켜 측면부를 더 가열함으로써 가열된 쌀이 솥안에서 상하좌우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강한 대류를 형성, 쌀을 골고루 익힐 수 있다.
국내에서도 93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잇따라 IH밥솥을 선보였으나 스텐레스와 알루미늄으로 3중처리된 밥솥내통이 아직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하거나반제품을 수입, 가공하는 형편이어서 완전 국산화작업의 여지가 남아있다.
출시 초반 30만~40 만원대의 가격으로 소비자의 가격저항에 부딪혔던 IH밥솥은 지난해부터 20만원대 보급형이 속속 출시되고 있어 대중화의 전기를 마련했다.
IH밥솥과 함께 주목을 받고 있는 제품이 한국인의 입맛에 중점을 둔 전기압력밥솥이다.
전기압력보온밥솥은 일반 압력밥솥의 장점을 채택한 것이다.
압력밥솥이 밥맛이 뛰어나다는 데 착안, 가스대신 전기로 내통을 가열하고내부의 압력을 높여 취사시간을 단축하고 밥맛을 개선시킨 제품이다. 전기압력보온밥솥은 일본의 내쇼날, 조지루시 등에서도 개발을 시도했으나 여러번실패할 정도로 까다로운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제품이다.
전기압력밥솥은 대웅전기가 94년 처녀 출시한후 1년만에 8만대가 팔릴정도로히트를 치자 한미, 마마가 곧장 신제품을 출시하고 대웅의 독주에 제동을걸고 나섰다.
전기압력보온밥솥의 판매가 호조를 여자 LG전자, 대우전자 등도 압력밥솥개발을 선언하고 올해안에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 가세할 예정이다.
특히 전기압력보온밥솥은 순수한 독자개발 국산제품으로 일본산 밥솥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제품으로 업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밥맛을 좋게 할 수 있는제품 개발에 앞으로 계속 주력할 계획이다.
국내 전기보온밥솥업계는 올해를 기점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을 전망이다.
정부의 수입선다변화 조기해제 방침으로 인해 빠르면 올 하반기나 97년초면밥솥시장에 대한 빗장이 풀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그동안 일본제품이 본격적으로 상륙하더라도 급작스런 내수잠식은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산제품의 품질이 그동안 현저히 향상되었을뿐만 아니라 국내 소비자들이 맹목적으로 일본제품을 선택할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급형시장에서는 일본업체가 가격및 AS전략에 따라 상당부분 잠식될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전기밥솥에 대한 수입선다변화해제는 국내업계에 새로운 도전과 함께 기술개발을 채촉해줄 자극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권상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