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단지 정부출연연구소에 근무하는 연구원 및 행정직원중 62%가 현재근무하는 연구소를 떠나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과기처는 물론 대덕연구단지에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또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베이스시스템(PBS)에 대해 응답자의 87%가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최근 과학기술노동조합 산하 "국가 과학기술혁신과 출연연구기관의 올바른 위상확립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위원장 고영주;이하 공대위)"가 최근 정부출연연에 근무하는 연구원및 행정직원 1천여명을 대상으로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밝혀졌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정부출연 연구원중 응답자의 62%가 "이직할 생각이 있으며 현재 옮겨갈 곳을 찾고 있다(8.7%)"、 "기회가 오면 이직하겠다(53.3%)"로 답변해 최근들어 출연연 연구원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음을 입증했다.
이는 실제 연구개발분야의 핵심을 담당하고 있는 책임급 84명과 선임급 2백49명이 포함된 조사 결과여서 대덕연구단지 기관장을 비롯한 관계기관에큰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설문조사결과 연구원들이 이직을 생각하는 주된 이유로는 신분보장 미흡(40.2%)、급여수준 및 후생복지 문제(18%)、 연구 자율성 침해(9.2%)를 꼽았다.
이직을 희망하는 연구원들이 새로운 직장으로 생각하는 곳은 응답자의 29.
7%가 대학교수나 부설연구소 연구원을 가장 선호했고 전공을 떠난 개인사업20%、 전문분야의 창업 16.8% 등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과기처가 추진중인 PBS제도에 대해 응답자들은 "출연연의 기능과역할을 위축시키고 연구생산성을 떨어뜨린다(22.6%)"、 "도입취지는 수긍하지만 추진방안이 비민주적이고 졸속이다(42.8%)"、 "민영화.통폐합에 버금가는 출연연에 대한 축소방안이다(21.2%)"로 대답했으며、 이에반해 "출연연에 대한 새로운 활성화방안으로 기대된다"로 응답한 연구원은 4.2%에불과해 과기처가 추진하고 있는 PBS제도가 출연연 연구원사이에서 호응을 얻지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PBS제도 추진시 "연구원들의 의견이 반영되었는가"를 묻는질문에 응답자의 대부분인 90.6%가 "과기처의 지시를 출연연이 따라가거나일부 의견만이 반영됐다"고 응답、 PBS제도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과기처와 연구원들 사이에 심각한 의견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연구원가를 반영해 인건비를 현실화한다"는 과기처의 주장에 대해 응답자의 2.7%만이 "인건비가 현실화된다"에 답변했을 뿐 83.0%는 "재원의 대폭적인 확충없이는 인건비 현실화가 어렵다"고 답변했다.
또한 과기처가 내세운 "PBS제도 시행으로 연구책임자의 권한이 강화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응답자의 49.9%가 "기관장의 권한만 강화되고 연구책임자의 신분은 불안해진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덕연구단지 연구원및 행정직원들은 이같은 설문결과에 대해 "타 직종에비해 급여가 보장되지 않고 연구소 통폐합과 민영화 추진、 PBS 등에 따른신분상실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과기노조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현상은 최근 정부의 PBS제도 시행에 따른 연구원들의 불안심리를 드러낸 것"이라며、 "연구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한 정부정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공대위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 93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출연연구소를 떠난 정규직 연구원 및 행정직원은 충원인원보다 많은 1천55명에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김상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