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뉴도쿄를 향하여 (22)

"하라다는 28층에 있는 것 같아요. 저기 끝에서 네번째방 보이죠? 2802호에요. 우리도 우주복만 입고나면 저기로 갈 거에요."순간 고비의 얼굴이 창백해진다.

"잠깐, 그럼 우리가 골프 코스 밖으로 나간다는 거요? 가까이에서 신경만다운로드하면 된다고 하지 않았소?"

"걱정마세요. 우주 속으로 떨어질 위험은 없을테니까요"하며 자신 있는 목소리로 말한다.

"그런 일 없도록 제가 조치를 해놓았거든요."

그리고는 고비의 손을 토닥거린다.

"마음 놓으세요, 프랭크. 여긴 휴양지지 감옥이 아니잖아요? 전기 흐르는담 같은 건 없다구요. 아무도 모르게 빠져나갈 수 있어요. 저기 모함(모함)에 그물이 연결된 부분 보이죠? 배구 네트 밑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만큼이나 쉬울 거예요. 직접 보시면 알아요."

밝은 목소리로 클라우디아가 말을 마친다.

"난 스쿠버 다이빙 같은 것 해본 적 없소. 우주에서 걸어다니는 건 말할것도 없고."

"아무 문제 없을 거예요. 내가 장담해요. 일단 하라다를 다운로드한 다음에나한테 그걸 전해주면 그 다음엔 내가 알아서 할게요."클라우디아는 고비의 손에 자기 손을 포개어 놓는다.

"그러고 나면, 우리 둘만의 시간을 갖는 거예요. 여기엔 궤도를 도는 온천도있어요. 안마도 해드릴게요. 이래봬도 내가 안마 하난 수준급이라구요."고비는 다시 단전에 전류 같은 게 흐르는 걸 느낀다. 클라우디아가 거기다 자기 사인을 한 것 같다.

"자, 우리 골프나 좀 칠까요? 혹시 또 알아요, 홀인원이라도 나올지?"고비의 허리에 팔을 감으며 클라우디아는 미소를 짓는다.

그들은 둘 다 파란색 초경량 고바야시 우주복을 입고 있다.

"이렇게 나가는 것 처음이오."

카운터에서 골프 클럽을 건네주는 안내원에게 고비가 고백한다.

"우주 골프라는 것 한번도 안해봤단 말이오."

"원래 처음 할 때 실수로 잘하는 수도 있잖습니까?"흰 셔츠와 바지를 입은 젊은 일본인이 그를 안심시킨다.

"그저 규칙만 따르시면 됩니다. 절대 골프 코스 밖으로 나가시면 안됩니다.

그리고 항시 라디오를 켜놓으셔야 합니다. 혹 문제가 생기면 즉시 구조단이나갈 겁니다"하면서 옆에 까만 우주복을 입고 서 있는 건장한 일본인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