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3사의 대멕시코 현지투자가 컬러TV 조립생산 위주에서 벗어나 생산품목을 크게 늘리고 중소부품업체들과 협력체제를 구축해 복합단지화하는 쪽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것은 이제 가전3사가 멕시코를 더이상 미국시장을 향한 우회수출기지로인식하지 않고 멕시코 현지시장을 비롯한 중남미쪽으로 공략시장을 넓혀가려는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멕시코는 브라질과 함께 향후 중남미 시장공략의주요 생산거점으로 자리잡을 것이 확실해졌다.
여기에 미노동자단체들이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한국 컬러TV에 대해 우회덤핑 제소한 것을 미국정부가 곧 조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부품현지화율을높이려는 가전3사의 복합화추진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 9일과 10일(현지시각 8일, 9일) 이틀간 잇따라 가전공장 준공식을 가진대우전자는 편향코일(DY).고압변성기(FBT).튜너 등의 컬러TV용 핵심부품까지 함께 생산하는 구도를 갖췄다. 또 사출물을 비롯한 커넥터.리모컨등 관련부품을 생산하는 협력업체들의 현지진출도 이번에 끝마쳐 현지부품조달률을 크게 높였다. 전자소그룹내 오리온전기가 내년초부터 연산 4백만개규모로 멕시칼리 근처에서 브라운관을 생산할 예정이다.
케레타로의 냉장고.세탁기 공장도 사출물과 프레스를 생산하는 부품업체들이가동을 시작했으며 나머지 상당수 부품도 현지 기존 부품업체에서 조달할방침이다.
LG전자는 지난해말에 컬러TV공장이 있는 멕시칼리시 근처에 협력업체전용공단까지 마련했는데 여기서 튜너(LG전자부품)와 PCB조립(샤인전자).사출물(금성플라스틱).포장재(대양전자) 등을 공급받을 수 있는 체제를구축했다. 또 티후아나에서 가동중인 성문정밀을 통해 코일을 공급받고 있다.
브라운관의 경우, 대형제품은 LG전자가 지난해 7월 인수한 미 제니스사에서 공급받고 현지에서 생산되지 않아 그동안 한국에서 공급했던 소형제품은오는 4월께 가동되는 인도네시아 브라운관 공장에서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아예 티후아나 공단내 약 1만7천평의 부지에 삼성전자.삼성전관.삼성전기 등 전자소그룹 계열사들이 참가하는 전자복합단지 준공식을 곧가질 예정이다.
따라서 브라운관.DY.FBT.튜너 등 컬러TV용 핵심부품을 모두 생산하게된다. DY.FBT.튜너 등은 삼성전기가 지난해 상반기부터 각각 연산 2백만개 규모로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고주파변조기도 연산 1백만대 규모로 생산하고 있다. 브라운관은 삼성전관이 지난해 연말께부터 연산 3백만개 규모로공장을 가동시키고 있는데 현재 2개 라인증설을 추진중이어서 올연말께부터는 생산능력이 연 6백만개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 복합단지에는 또 유림전원.은성전기.그리고 삼원정공과 대희전자가 합작투자한 SSD 등 3개 협력업체가 가동중이며 현재 가동 준비중인 8개 협력업체중 3개 이상이 준공식때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컬러TV 생산능력도 이에 따라 내년에는 연간 2백만대, 98년에는 2백40만대 등으로 확대시킨다는 계획이다.
멕시코 현지생산품목도 더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우전자는 앞으로 현지생산품목으로 전자레인지를 추가해 내년부터 5대가전제품을 모두 멕시코에서 생산하고 현지시장에 대응한 연구소까지 설립,완벽한 현지화를 이룬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000년까지 모니터와 공업용 브라운관도 이곳에서 추가생산할 예정이다.
가전3사의 이같은 현지화전략과 금년도 해외마케팅 정책을 보면 이제 멕시코도 더이상 미국시장 수출전진 기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가전3사가 올해현지 유통망과 서비스망의 확충은 물론 광고판촉도 크게 확대하려는 것은 우선멕시코 내수시장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판단에 연유하고 있다. 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가입돼 있는 멕시코와 중남미 국가간의 역내 호혜관세협정 체결 등으로 이곳에서 생산하는 제품수출을 미국뿐 아니라 중남미국가등으로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겨났다.
대우전자가 종합가전단지 준공을 통해 생산제품의 30%를 멕시코 내수시장에공급하고 나머지 70%중에서도 중남미 시장쪽으로 수출을 늘려갈 것이라고밝힌 대목은 이러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가전3사의 의지중 하나다.
<이윤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