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새해 새설계 (7) 한국통신 이준 사장

국내 통신산업을 이끌어온 한국통신이 통신서비스시장의 본격적인 경쟁시대를 앞두고 체질개선에 몸부림치고 있다. 국제전화에 이어 시외전화사업분야에 경쟁사업자가 등장하면서 지금까지 누려온 독점적인 절대지위가 흔들리고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특히 올해 상반기 안에 30여개에 이르는 신규통신사업자가 허가될 경우, 이같은 위기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 겪고 있는 노사문제와 세계 정보통신업계의 개방화 추세도 올해를 넘기기 전에 반드시 풀어야 할 난제들이다.

그러나 이준 한국통신 사장은 "위기와 기회는 일맥상통하는 법"이라며 "올해안에 세계적인 정보통신사업자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최선의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자신감 넘치는 새해포부를 밝혔다.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정보통신산업이 최대의 격변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보통신산업을 이끌어가는 한국통신의 사령탑으로서 올해 정보통신부문의 경기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정부의 통신사업 자유화 정책으로 금년 상반기에는 30여개의 신규사업자가등장합니다. 결국 시내전화를 제외한 통신서비스 전부문에 경쟁체제가 도입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민간부문의 활성화는 시장전체에 다이내믹한 발전을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쟁에 따른 가격인하, 서비스 및 품질 개선등의 효과는 가입자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결국 올해의 정보통신산업은 그어느 때보다 양적.질적인 면에서 눈부신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개별 사업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초기 시장진입에 따른 막대한 투자비용과경쟁심화로 인해 사업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닙니다. 한국통신도 데이콤의 시외전화시장 진입으로 사업전개에 어려움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국통신의 입장에서 96년은 대단히 중요한 한해라고 생각됩니다. 연초부터시외전화경쟁이 시작됐고 상반기중에 30여개가 넘는 통신사업자들이 탄생합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한국통신이 엄청난 위기를 맞고 있다고 봅니다. 올해경영의 전반적인 방향을 어떻게 구상하시는지요.

▲지적하신 대로 금년은 한국통신의 장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해입니다. 이에대응하기 위해 한국통신은 충분하고 과감한 내부 경영혁신작업을 추진하고있습니다. 우리가 맞고 있는 현재의 위기는 한국통신이 가진 역량으로 충분히 타개할 수 있다고 봅니다. 탁상공론이 아닌 사업위주의 경영, 행정편의주의를 탈피한 고객위주의 영업활동, 관리위주가 아닌 업무위주의 현업지원을중시하는 체질변화를 추진할 방침입니다.

-올해 한국통신의 가장 중요한 사업목표는 아무래도 개인휴대통신(PCS)사업 추진이 아닐까 합니다. PCS사업의 추진배경과 기본 계획을 밝혀주시죠.

▲PCS사업은 국가적으로나 한국통신에게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갖고 있습니다. 국가적으로는 편리한 개인이동통신의 대중화를 실현하고 취약한 국내 무선통신산업 발전에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한국통신에게는 유선과 무선을 총괄하는 명실상부한 종합통신사업자로 발돋움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통신은 공익사업자로서모든 서비스에 고객 편의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PCS사업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서비스지역을, 도시는 물론 농어촌으로까지 빠른 시일안에 확대하고 요금도 대다수 국민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책정할 방침입니다. 동시에 시장개방에 대비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PCS시스템 국산화에도 전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국내 통신업체들은 정보통신부와 한국통신의 관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있습니다. 한국통신이 국내 통신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절대적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올해 한국통신은 대정부관계를 어떻게 끌어갈 계획이신지요.

▲한국통신은 국가 공기업으로서 국민들에게 보편적 통신서비스를 제공해야하는 의무와 책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통신이 처한 환경은매우 어렵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임금.노사문제 등이 중요한 변수이고 대외적으로는 시장경쟁.민영화.통신개방 등의 난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한국통신은정부투자기업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다각적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지만어디까지나 정부의 법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은 지킬 것입니다.

-최근 통신사업자들의 글로벌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한국통신도협소한 국내시장에 연연하기보다는 해외시장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지적이적지 않습니다. 세계화에 대한 복안을 가지고 계신지요.

▲정보통신시장은 급격한 시장경쟁체제의 도입과 글로벌화 추세로 엄청난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금세기내에 전세계 통신시장이 단일시장으로 통합될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통신도 글로벌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한국통신의 궁극적인 목표는 "세계적인 종합정보통신기업"입니다. 향후 10년안에 세계 10대 통신사업자로 성장한다는 구체적인계획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현재의 국내사업 중심에서 과감히 탈피해 전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통신사업자로변신해나갈 것입니다.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 프로젝트는 국가 전체적인 면에서 대단히 중요한사업입니다. 특히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한국통신의 역할에 거는 기대가 절대적입니다. 계획을 말씀해주시지요.

▲미래 정보화사회에 핵심 인프라가 될 초고속 정보통신망사업에 전사적인추진체계를 가동할 예정입니다. 통신을 사용하는 최소단위인 국민 각자가 초고속 정보통신에 대한 욕구를 가질 수 있도록 각종 응용서비스 개발을 추진하는 한편, 각종 기반기술 개발에도 선도적인 역할을 해나갈 예정입니다.

<최승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