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통신.방송위성 무궁화 2호가 오는 13일 발사될 예정이다. 정보통신부는 이번 2호 발사로 2개의 위성을 보유하게 됨에 따라 최근 위성활용계획을 확정하고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통신서비스를 개시하는 한편 올해기존 방송사 및 신규 방송업자에게 채널을 배정할 예정이다. 위성방송시대가본격 열리게 된 것이다.
지난해 8월초에 발사된 우리나라 최초의 통신.방송 복합위성인 무궁화 1호는궤도진입 차질로 수명이 단축되긴 했으나 위성통신시대의 개막을 알리는신호탄이었다. 무궁화위성 발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상업위성이 전국을 대상으로 다양한 첨단통신 및 위성방송서비스를 제공함은 물론 우리의 주권이 미치는 영공을 우주공간으로까지 확대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정부가 무궁화 2호를 조기 발사하는 것도 위성방송사업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된다는 절박한 상황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하는 법적 토대가 아직 마련되지 않아 위성방송사업의신규서비스가 지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공보처가 지난해 정기국회 회기중에 처리하기 위해 국회에 제출한 위성방송을 포함한 뉴미디어시대의 근거가되는 이른바 통합방송법(안)이 사실상 폐기됐기 때문이다. 국회가 이 법안을 충분히 심의.보완하려는 노력없이 계류시킨 것도 문제지만그이후 한달이지나도록 공보처의 공식적인 입장표명이 없다는 것은 이해가안간다. 법안을제안한 주무부처는 그 법안이 계류되었다면 응당 그에 대한후속조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함에도 지금까지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것은 위성방송사업추진에 대한 의지마저 의심케 하고 있다.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쟁점화했던 것은 위성방송사업자 허가기준에 관한 조항이다. 이 법안은 위성방송의 경우 "종합편성방송과 보도전문 채널 이외의분야는 대기업과 언론사의 참여를 허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록 제한적이긴 하지만 대기업이나 주요 언론사들이 위성방송사업에 참여하게 되면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사회적 공기인 방송이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에 의해 독점적으로 소유돼 공익성을 크게 해칠 수 있다는우려 때문이다.
이 밖에도 국회에서는 방송위원회의 구성 및 권능에 관한 사항 등에서 여야간의 견해차가 노정된 바 있다.
물론 이같은 여야간의 이견이 쉽게 좁혀질 수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통합방송법의 중요성과 시급성에 비추어쟁점이 있다고 해서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현재 정치일정으로볼 때 다음 국회는 15대 국회의원 총선이 끝난 후 6월에가서야 개원될 것이며 어쩌면 9월 정기국회 이전에 임시국회가 한번정도 개회될 것으로 가정해볼 수 있다. 이것은 정부가 통합방송법안을 새로 성안해입법부에 재상정한다해도 빨라야 6월이후 임시국회에서나 다시 다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법안의 처리가 정기국회로 넘어간다면 위성방송서비스일정은 그만큼 더 지연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주변의 위성방송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새로운 방송법의 입법을더이상 늦출 수는 없다. 이미 한반도 상공에서는 미국.일본.호주 등의 90개위성방송채널이 시청자확보를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그뿐 아니라 오는 97년부터는 일본의 다이렉TV재팬이 1백개 채널、 DMC가 50개 채널을가지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전역을 대상으로 방송을 개시할예정이어서대응조치가 시급한 실정이다.
정부 관계당국과 입법부는 국가 차원에서 방송주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위성방송체제를 조속히 갖추는 데 예지를 모아야 할 것이다. 특히 주무부처는적극적인 자세로 적시된 모든 문제점을 충분히 검토하고 각계 의견을 폭넓게수렴해 뉴미디어시대의 초석이 될 합리적인 방송법을 서둘러 재상정해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