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장벽 최대 현안 환경규제

그린라운드(GR)로 대변되는 각종 환경관련규제가 국내 가전 및 전자업체들의 앞에 장벽으로 등장해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고있다.

그동안 국제간 환경협약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몬트리올 의정서가 지난87년에 채택된 이후 연쇄적으로 진행된 각종 국제규약과 협정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지역.국가 단위에서 정책으로 결정돼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관련 국제적 움직임은 궁극적으로 올 하반기부터 발효되는 ISO14000시리즈(환경경영국제표준)를 통해 매우 광범위하고도 세부적으로 규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무역과 관련한 환경규제는 "지구적 차원의 환경보호"라는 대의명분에도불구하고 현실적으로는 환경기술이 낙후된 한국을 포함한 개발도상국에 원가부담을 유발시켜 수출경쟁력이나 채산성을 약화시키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환경규제의 범주는 제품개발 및 설계부터 기업경영정책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하나 가전을 위시한 한국의 전자제품 수출과 관련해 가장시급한 현안은 친환경적인 제품개발과 재활용시스템의 구축이라 할 수 있다.

이미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이 이미 냉매나 발포제로염화불화탄소(CFC)가스를 사용한 냉장고나 냉동고의 생산.판매를 금지하기 시작했고, 최근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서 개최한 환경회의에서는 선진국들이 CFC 중간대체물질인 수소염화불화탄소(HCFC)의 사용기간을 기존의 2030년에서 2015년으로 단축하는 등 환경파괴물질에 대한 규제를 앞당기고 있다.

또한 세탁기.식기세척기 및 냉장고에 대한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제를 대폭강화해 절전.절세제 제품개발을 유도하고 있다.

이는 국내업체들이 이 지역에 각종 제품을 수출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선진국이 규정하고 있는 방침을 준수할 수 있는 개발생산시스템을 갖춰야 함을 의미한다.

가전3사는 이미 HFC-134a,HCFC-141b를 사용한 대체냉매 냉장고를개발해 수출하고 있으나 대체냉매 사용에 따른 새로운 설비도입 및 부품조달등으로 기존제품보다 5~10%의 원가상승부담을 안게 됐다. 여기에 전력소비효율향상을 유도하기 위한 기준도 급속히 강화되고 있어 경쟁력을 확보하기위한 기술개발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또한 EU 등 선진국에서는 각종 부품이나 포장재에 친환경소재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고, 회수.재활용을 의무화하는 방침은 국내에서 시행하는 "가전폐기물 예치금제도"나 "포장재 감량화 및 대체포장재 사용규정"보다 훨씬 까다롭고 강력하여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완충포장재인 스티로폴(EPS)의 부피를 줄이기 위한기술개발이나 골판지.코러패드 등 폐지를 재활용한 대체포장재 개발이 국내가전 및 포장재업계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역시 스티로폴보다 원가가 평균 1.5~2배 정도 비싸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 부문은 소형 냉장고나 소형TV 등 일부에 국한되고 있다.

여기에 EU의 "에코라벨", 미국의 "그린 크로스" 등 각종 환경마크제도도소비자에 대한 구입권장지침 수준에서 환경마크를 부착한 제품과 기업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엄격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분야별 환경규제는 향후 원료취득부터 완제품이 출하될 때까지의전과정에 친환경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생산 및 제조공정(PPMs)규제"로확대될 전망이다.

국가간 견해차이와 복잡미묘한 이해관계로 인해 국제적 환경규제조치가 산업전반으로 확산되기까진 다소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환경적 요소가 조만간품질력과 함께 제품 및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특히 한국의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국내 전자업계는 어느 산업보다도 서둘러친환경기술 확보와 환경마인드 확산에 적극 나서야 할 상황이다.

<유형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