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미국 자동차업체들은 지난 91년까지 적자에 허덕였다. 포드를 비롯한 제너럴모터스.크라이슬러 등 빅3는 한때 부도 직전까지 몰리기도 했다. 값싸고세련된 디자인을 갖춘 일본 자동차와의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상황은반전돼 빅3는 지난 94년에 이어 지난해도 호황을 구가, 엄청난 흑자를 올렸다. 비용을 절감하는 경영혁신 작업이 성과를 거둔 데다 엔고로 일제 자동차가 가격이 높아진 덕분이다. 국내에서도 대우자동차가 지난해 5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고 최근 발표했는데, 그 원인도 미국업체들처럼 원가 및 품질혁신이라는 것은 우연의 일치만은 아닐 것이다. ▼대우의 흑자 발표와 비슷한시기에 제너럴모터스의 자회사인 델코전자의 W 디킨슨 사장은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자동차뉴스 세계회의"에서 "미래의 승용차 구매자들은 고속도로를질주하면서 전자메일을 읽거나 보내고, 날씨나 증권정보를 점검하며, 항공기표를 구입하고, 심지어 인터네트를 검색하기를 원할 것이다"며 "특히 앞으로승용차 개념은 전자장치를 내포한 기계에서 복합 전자장치로 전환돼 승용차제조업체들이 전자산업으로부터 배우지 않는다면 미래의 구매자가 원하는 승용차를 만들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자동차의 전자화가 급속히진전되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그의 경고는 으름장이라기보다는 예지자의 충고처럼 들린다. 앞으로 자동차 업체들이 흑자를 내고 살아남을 수 있느냐의여부는 값싸고 디자인 좋은 자동차를 만드는 것보다도 첨단 전자장치를 통합시켜 소비자들의 정보처리 욕구를 얼마나 잘 충족시키느냐에 달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