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이 소프트라인에 20억지원 파장

"한솔전자가 소프트라인에 2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는가. 했다면 그 의도는무엇인가".

최근 컴퓨터유통업계는 한솔전자의 소프트라인에 대한 거액의 자금지원 여부와 그 의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소프트라인(대표 성필원)은 지난해 한솔전자로부터 20억원의 자금지원을약속받고 최근 우선 10억원의 자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소프트라인의 성필원사장은 이 자금지원의 성격과 관련해서 "대기업의 중소기업 지원"이라고 말했다.

한솔전자가 지난해 옥소리 인수를 계기로 그동안 옥소리의 사운드카드류와국내총판을 맡고 있던 대만산 에이서컴퓨터를 판매하고 있는 소프트라인의영업을 활성화하고 어려운 자금난을 해소해 주기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다.

한솔전자의 자금지원에는 유통 협력사의 판매지원 이외에 아무런 조건이 없다는 게 성사장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서 업계의 의견은 좀 다르다. 관계자들은 "지난해 한솔전자가옥소리를 인수하기 전에 소프트라인이 매입한 옥소리 지분 10억원을 매각하고받은 대금일 수도 있고 유통업 진출을 모색해 온 한솔전자가 소프트라인을흡수합병하기 위한 선지급금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일부 부품업체를 비롯 소프트웨어업체들이 소프트라인에 제품공급을 꺼리자 소프트라인이 이를 타개하기 위해 "한솔전자의 자금지원" 소문을 일부러퍼뜨려 각종 제품을 쉽게 공급받으려고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의견도 있다.

이러한 업계의 다양한 분석이 있긴 하지만 컴퓨터유통업체들은 한솔전자가그동안 소프트라인을 비롯 일부 컴퓨터유통업체에 대한 기업평가작업을 계속해왔다는 점을 들어 M&A설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하지만 소프트라인측은 M&A설과 관련해서는 한마디로 "근거없는 얘기"로일축하고 있다. M&A를 위해선 주식 지분에 변동이 있어야 하는데 이번자금지원은 전혀 주식변동없이 이뤄졌다는 점을 그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정작 자금지원의 당사자인 한솔전자는 소프트라인에 자금을 지원한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한솔전자의 정상화실장은 "소프트라인의 한솔 자금지원약속 주장은 전혀사실무근"이라며 "이러한 주장을 계속할 경우 법적제재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한솔전자는 소프트라인이 한솔의 자금지원 소문을 퍼뜨리는 그 이유를 정확하게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두 회사의 주장대로 볼때 현재로서 한솔전자의 소프트라인에 대한 자금지원여부는 명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아무리 큰 대기업이라도 거액의 자금을 아무런 조건없이 중소기업에 지원할 수 없다. 이러한점에 비춰 볼때 한솔전자의 주장도 틀리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만약 소프트라인의 주장대로 한솔전자가 소프트라인에 자금을 지원했다면 그것은 분명 한솔의 유통업 진출을 위한 전초작업으로 볼 수밖에 없다. 한솔전자가 지난해 키보드 제조업체인 한국마벨과 모뎀업체인 한화정보통신, 사운드카드업체인 옥소리를 인수한 이후 현재까지 한솔의 컴퓨터유통업진출설이 끊임없이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한솔전자의소프트라인 자금지원 여부는 컴퓨터유통업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김재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