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컬러TV 국산화 첩첩산중

세계시장에 내놓을 만한 국산 컬러 텔레비전을 생산하자는 러시아 정부의계획이 자체 브랜드의 텔레비전 브라운관 공급부족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그원인은 기대했던 만큼 컬러 브라운관을 확보하지 못하는 데 있다. 이 때문에3년동안 공을 들인 텔레비전 국산화 계획이 다시 외국 투자가를 찾는 쪽으로방향을 선회하고 있어서 해외기업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자국산 컬러 텔레비전 생산 계획을 3년전부터 티 비 티라는기업을 통해 추진해왔다. 96년부터 일년에 1백만대의 텔레비전을 생산, 국내판매하고 해외에도 수출하겠다는 것이 이 회사의 계획이었다.

그런데 그동안은 한국의 삼성에서 1대에 80달러를 주고 브라운관을 들여다가수출입 관세가 없는 몰다비아 공화국의 조립공장에서 컬러 텔레비전을 생산해 왔으나, 독립적인 브라운관 제조시설을 갖추려는 그 이후부터의 계획이진전되지 않는다. 러시아의 자프투덴 지방에 있는 브라운관 제조공단을 현대화해야 경쟁력있는 텔레비전을 만들 수 있는데, 이에 필요한 1억5천만달러가량을 조달할 수 없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던 러시아의텔레비전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져있는 것도 계획에 차질을 빚게하는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게다가 바로레스키 지방에 있는 또 하나의 브라운관 제조공단이 네덜란드필립스의 손에 들어가 버렸다. 필립스는 최근 루마니아의 네트워크라는 대행사를 통해 대규모 텔레비전 새시공장을 세울 만큼 동유럽과 러시아 시장에적극적이어서 러시아 정부로서는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티 비 티는 은행과 6개의 직영매장, 1백 50여달러 그리고 광범위한 서비스망을 갖추고 있는 그룹으로서, 양질의 러시아산 브라운관을 70달러 이하에만들 수 있으면 후나이나 오리온 같은 인기있는 일본산 TV정도는 몰아낼 수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수입 브라운관에 의존해서는국산화 계획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자프투덴에 있는 15년이상된오래된 장비로는 경쟁력있는 컬러텔레비전을 생산할 수 없다는 건 이미 답이나와있다. 우수한 국산 텔레비전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브라운관을 생산하는 설비를 먼저 국산화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 정부는 우수한 국산 텔레비전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수정할움직임이다. 수익성이 좋은 흑백 브라운관을 자체 힘으로 1년에 2백50만대까지 생산해서 아시아 지역에 수출하겠다는 일부 계획은 그대로 추진하되,컬러 브라운관을 1년에 1백만 내지 1백50만대씩 생산하겠다는 계획은 해외투자가와 새로운 기술 및 자격을 갖춘 매니저의 양성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해외 투자가는 거액의 자금을 장기간 투자할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 현재러시아 컬러TV 생산 계획에 투자할 새로운 투자업체로 물망에 오르는 기업은일본의 도시바와 소니 그리고 한국의 삼성이다. 이들과 함께 홍콩의 웨스트리 사도 티 비 티 이사진과 깊숙히 이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웨스트리는 35cm 브라운관 생산에 우선 3백50만달러를 내놓겠다는 약속을 하고있는 상황이다.

티 비 티의 빅토르 코노발도프 대표는 "96년 상반기가 우리들의 사업 전망을결정하는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여하튼 컬러 텔레비전을 자체 생산하겠다는 티 비 티의 계획이 어떤 모양을 잡아가느냐에 따라 러시아의 텔레비전 산업의 회생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모스크바=김종헌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