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수준의 디자인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LG전자와 삼성전자 외에국내기업중 정보기기 관련 디자인 조직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은 매우드물다.
처음부터 디자인은 도외시하고 단순히 제품을 조립생산하는데 급급해왔던게그동안 국내기업들의 실상이며 최근 들어서야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식한기업들이 외부 디자인전문업체의 용역에 의해 제품디자인을 설계하고 있는정도다.
컴퓨터 관련기업 중에는 그나마 대우통신과 현대전자.삼보컴퓨터 등이 디자인을 차별화한 제품개발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대우통신은 현재 제품연구소내에 8명으로 구성된 디자인과를 운영중이며이들이 컴퓨터의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대우통신이 디자인과를 신설한 것은지난80년대의 일이지만 현재의 조직체계는 지난93년 말에 와서야 비로소갖춰졌다.
지난해 출시돼 국내시장에서 크게 히트했던 노트북PC "솔로"가 바로 이들의 역작이다. "솔로"는 콤팩트한 디자인으로 노트북PC 사용자들로부터호평을 받았고 지난해 한국디자인포장센터로부터 굿디자인상을 수상하기도했다.
대우통신은 또 디자인 전문업체인 미국의 이노디자인사와 6년 넘게 교류해오고 있는데 세계시장을 겨냥한 컴퓨터 관련기기를 디자인할 때는 꼭 이 회사와의 논의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정서를 제품디자인에 반영시키기 위해서라는 게 대우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우통신은 지난해 암청색의 일체형PC "코러스홈"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에도 제품 외형의 파격적인 변화를 추구한 PC 및 키보드 등을 출시, 지난해 "솔로"의 명성을 재현해 나갈 방침이다.
현대전자도 지난83년부터 디자인실을 운영해오고 있다. 처음에는 컴퓨터디자인을 위해 발족했지만 현재는 전체 31명의 디자이너 중 10명 정도만이 컴퓨터를 포함한 정보기기를, 나머지가 일반가전의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현대전자의 디자인실은 젊은층을 겨냥해 올 상반기 중으로 "패션PC"를선보인다는 계획 아래 지난해6월 프랑스의 전문디자인업체에 모니터디자인을의뢰해 내부적으로 이미 1차 디자인작업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전자는 현재 조직 및 예산을 포함해 총체적인 디자인 조직의 변신을도모하고 있어 앞으로 디자인분야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못지않은 대대적인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컴퓨터시장에서 PC전문업체로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는 삼보컴퓨터도개발기획실 공업디자인팀 소속의 디자이너 5명이 컴퓨터를 디자인하고 있다. 세계시장을 겨냥한 제품설계를 위해 미프로그사와 제휴, PC 및 모니터.
키보드 디자인을 함께 설계하고 있다.
이밖에 디자이너들의 아이디어 수집창구인 "디자인뱅크"를 자체적으로 운영, 미래에 발표할 제품들의 아이디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삼보의특징 중 하나다.
삼보는 현재 자사생산제품의 디자인 차별화를 위해 조직확대를 꾀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디자인 장비를 구입하는데만 1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것으로알려졌다.
삼보컴퓨터 디자인실의 박내경차장은 "디자인은 회사가 가장 역점을 두고있는 분야중 하나"라며 "올 하반기중 인간공학시스템이 가미된 데스크톱 및노트북PC가 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밖에 중소업체로서 뉴텍컴퓨터가컴퓨터에 컬러와 디자인을 변화시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뉴텍은 지난해청록색의 486급 멀티PC 본체와 핑크색 펜티엄PC 타워모델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복사기나 팩시밀리 등 사무기기 분야에서는 제품의 외형보다는 얼마나 기능적으로 잘 설계하는가가 관건이 되고 있다.
국내업체들 중에서는 일리코사와 합작, 75%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신도리코와 일후지제록스와 주식을 반반씩 공유하고 있는 코리아제록스가 제품디자인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신도리코는 지난86년부터 기술연구소 소속으로 디자인실을 운영, 현재8명이제품디자인을 담당하고 있고 코리아제록스는 후지제록스와 합작 및 전문디자인업체에 용역형태로 디자인을 설계하고 있다.
<김윤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