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위성시대 여는 무궁화2호

무궁화 2호 위성이 지난 14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성공적으로 발사돼 현재까지 아무런 사고없이 순항하고 있다. 이번 2호 위성은 지난 8월 발사된 무궁화 1호 위성의 사고에 대비한 예비위성이었으나 1호위성이 반쪽 위성으로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함에 따라 주위성으로 실질적인통신.방송 복합서비스 역할을 맡게 된다.

이번 무궁화 2호 위성의 성공적인 발사는 올해가 위성시대의 원년으로 기록될 만큼 그 의미가 크다. 방송과 통신분야에서 새로운 서비스 영역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무궁화 2호 위성이 성공적으로 목표궤도에 진입하는 것을 계기로 오는 7월부터 방송분야에서는 난시청지역이 해소되고 원거리 화상회의 등 첨단 방송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무궁화 위성은 통신분야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통신케이블이 깔려있지 않은 산간 오지에서도 자유롭게 통신을 할 수 있고、 기업체에서는 소형기지국만 설치하면 장소에 구애없이 다양한 용도로 음성 및 데이터 통신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다. 위성통신은 지상의 영향을 전혀 받지않기 때문에 재해시 비상통신용으로도 활용된다.

우리는 그간 무궁화 1、 2호 위성의 발사과정을 지켜보면서 우주시대를 헤쳐나가야 할 길이 얼마나 험난한지를 피부로 실감했다. 비록 우리의 자본으로무궁화 위성을 쏘아올렸지만 관련기술은 모두 선진국에 의존했다. 1호 위성의 경우 발사체 부문에선 최고의 수준으로 꼽히고 미국의 맥도널 더글러스사조차 정상적으로 발사하는 데 실패했던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위성사업은그자체가 엄청난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모험산업인 것이다.

1호 위성의 발사 실패로 인한 경제적인 부담은 관련 보험문제가 해결되면별로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로 인해 겪은 국민적인 허탈감은 손실을따질 수 없이 무거운 것이었다.

이제 우주산업으로의 진출은 첨단산업중에 하나를 고르는 선택의 문제가아니다. 앞으로 본격화할 정보사회에서는 지상의 초고속 정보통신망과 함께위성통신은 우주의 정보통신산업의 기반(인프라 스트럭처)으로 지목된다. 정보사회에서 이같은 우주부문의 기반구축이 안된다면 정보통신은 선진국들이구축한 우주 정보통신망에 의해 주도될 것임에 틀림없다. 이같은 맥락에서우리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전자통신.항공.제어계측 등 첨단기술을 총망라한 위성분야의 국내 기술자립은 꾸준한 연구개발과과감한 투자가 병행되어야만 이루어지는 것이다.

더욱이 앞으로 무궁화 3호、 4호 위성을 우리의 기술로 쏘아올리기 위해서는국가적 의지와 노력이 한층 더 필요하다.

위성기술 개발과 함께 지금부터 해결해야 할 사안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수 있는 관련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보급이다. 방송위성의 경우 디지털 기술의 활용으로 다채널의 방송을 보낼 수 있지만 다양한 영상소프트를 갖추지못하면 어렵게 건설한 우리의 고속도로에 외국차가 범람하는 결과를 초래할것이 뻔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금부터 위성산업에 대한 경제.사회.문화적인 측면 등모든 상황 변수를 감안해 이에 대처하는 제도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위성관련기술을 개발하고 서비스 확대를 위한 관련기술 개발 및 보급이 시급함은 물론이려니와 정보사회에 적응하는 위성문화 형성을 위한 관련제도를마련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범국가적인 대응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