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케이블TV를 살리자 (5);시청료

케이블TV가입자 열사람중 두사람이 비싼 시청료 때문에 중도에 해약할 의사가 있다는 사실은 여러가지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해말 종합유선방송위원회(위원장 유혁인)가 전국 1천여 가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케이블TV 시청행태조사" 결과 중도해약의사를 가진 가입자중 18.4%가 비싼 시청료 때문이라는 응답을 했다.

중도해약 주요인 꼽혀이같은 사실은 "볼만한 프로그램이 없다"(32.2%)는것다음으로 가입자들이 손꼽는 해약사유다.

현재 케이블TV 월시청료는 올들어 10%의 부가가치세가 면제돼 단수가입시기본채널 1만5천원, 유료채널 7천8백원만 내면 된다. 그리고 세대당 10대 미만기본채널을 가입하면 50%를 할인해 대당 7천5백원, 세대당 10대 이상 기본채널 복수가입시에는 70%를 할인해 대당 4천5백원만 납부하면 된다. 또 유료채널의 경우 2대 이상 추가분에 대해서는 50%를 할인, 월 3천9백원을 내면된다.

케이블TV가 지난해 개국하면서 "30여개의 채널" "뷔페식 프로그램"이라고대대적인 광고공세를 편 것처럼 가입자들은 수많은 채널을 "입맛에 따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시청료가 과연 비싼 것인가에 대해서는 면밀히 검증할필요가 있다.

하지만 신문이나 중계유선방송 등 다른 매체에 비해 케이블TV 시청료가 너무비싸다는 여론과 함께 일부 지방 종합유선방송국(SO)에서 수신료를 인하해줄것을 요청하자 공보처와 한국케이블TV협회(회장 김재기)는 수신료 차등화방안을 강구키로 하고 모 회계법인에 연구용역을 의뢰한 결과 지난 연말 SO및프로그램공급업체(PP) 관계자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일명 "수신료 할인 및채널 패키지 방안"을 공표했다.

그러나 이같은 방안에 대해 "정부가 당초 약속한 "3년간 모든 채널을 의무전송토록 한다"는 원칙에 어긋난다"며 PP들이 강력반대하고 나섰다.

업계 자율결정 바람직당초 PP는 수신료 할인에 대해서는 각 SO별로 자율시행하되 최저수신료를 1만원까지로 하고 채널 패키지에 대해서는 금년 상반기중준비한 뒤 하반기에 시범실시하고 내년 1월부터는 전면시행키로 결정했다.

단지 올 하반기의 시범실시 결과를 검토한 후 전면시행 여부를 결정하고 시범실시를 하는 기간.SO.패키지안 등은 PP와 협의토록 했다.

이에 반해 SO는 수신료 할인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SO가 반대하므로 시행하지않고 채널 패키지도 기간을 명시하지 않으며 준비된 SO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키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이같은 명백한 입장차이로 인해 지난 연말 SO와 PP는 양측 실무자및대표자 회의만 두어차례 개최한 뒤 지금까지 흐지부지하고 있다.

또 케이블TV 시청료 문제는 단지 SO와 PP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송망사업자(NO)까지도 관련돼 있어 수신료분배를 둘러싼 이같은 견해차이는 3개 사업자가 존재하는 한 원천해결이 어려울 전망이다. 또 3개 사업자의 이해가 엇갈린 미묘한 문제라서 공보처나 협회가 나서서 해결방안을 제시해줄 수도 없는일이다.

"시청자 주권시대" 부합따라서 가장 좋은 방안은 공보처 및 협회 등이 나서서 해결방안이나 합의점을 찾으려 하지 말고 업체들의 자율, 나아가 시청자들의 의사에 맡겨두는 것이다.

한마디로 "시청자가 원하는 채널을 원하는 만큼" 보내주는 것이다. 즉 가입채널의 선택권을 시청자에 돌려주는 것이다. 물론 아직 가입자 관리시스템,컨버터의 스크램블.디스램블 기능 및 가입자전송망 양방향시스템 미비 등기기의 불안정으로 당장 시행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시청자에게 채널 선택권을 비롯한 모든 권한을 넘겨주기 전에 과도기적인 대안을 모색할 수도 있다. 한시적으로 SO가 일정부분 책임을 지고 자발적으로 다양한 패턴의 채널을 편성, 시청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하는것이다. 소비자 주권시대에 걸맞는 케이블TV 시청료 제도가 아쉽다.

<조영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