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체들은 미국과 EU 등지의 우회덤핑 규정강화 등이 해외 제품생산에장애로 등장할 것으로 보고 해외투자진출사업을 전면 재점검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자업체들은 해외현지에서 생산해 그 지역에 판매하는 전자제품에도 반덤핑관세를 물리는 우회덤핑 방지제도를 세계무역기구(WTO)가 정식으로 채택할 것이 확실해 국내 전자업계의 해외현지 투자에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지역별로 구체적인 대응책마련에 착수했다.
지난해 WTO의 출범과 때맞춰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각각 우회덤핑규정을 강화했고 미국은 또 최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역내국가인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한국 컬러TV에 대해 우회덤핑 여부를 조사키로 결정한상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대우전자 등 가전3사를 비롯한 전자업체들은WTO가 우회덤핑 방지제도를 정식으로 도입할 경우 미국과 EU는 물론현지생산을 하는 나머지 국가들도 이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아 현지생산계획을수정해야 하는 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가전3사는 우선 완제품조립이 주류를 이루는 전자업체의 해외현지 투자형태를 앞으로는 전자부품 업체와 동반진출로 바꾸어 이를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미 상무성이 최근 결정한 멕시코산 한국 컬러TV 우회덤핑 조사개시에 대응한 전략을 전자공업진흥회 등과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는데, 이번기회에 해외투자진출사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키로 했다. 이와 함께 WTO의 우회덤핑 방지제도 채택에 대한 후속대책과 함께 정식채택 이후에 우회덤핑 제소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대한 조사분석작업에 들어갔다.
가전3사는 그러나 WTO의 우회덤핑 방지제도는 현재 미국과 EU가 시행중인 우회덤핑 규정보다 훨씬 객관적이고 현실성을 감안한 내용을 담게 될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자체적으로 관세법 등을 고쳐 우회덤핑 제소에합리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즉 미국은 우회덤핑 규정을종전에는 최종 수입완제품의 가격이 미국 또는 제3국에서 수입되는 부품가격간의 차이가 적을 경우에만 조사대상이 되는 것으로 단순 규정했으나 이제는미국(또는 제3국)에서 이뤄지는 조립 또는 제조과정이 단순하거나 중요하지않고(Minor or Insignificant), 완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이 상당한(Significant) 비중을 차지할 경우로 강화시켰다.
EU도 반덤핑 국가에서 수입된 부품이 완제품 재료비의 60% 이상이거나,재료비를 포함시키지 않는 현지 부가가치가 제조원가의 25% 미만일 경우로우회덤핑 규정의 폭을 넓혔다. 재료비를 제외한 노무비, 경비 등의 제조원가만으로 부가가치를 25% 이상으로 끌어올리려면 엄청난 투자와 현지인력 채용을 필요로 하는 등 현실성이 거의 없는 형편이다.
<이윤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