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 컴퓨터사의 주인은 결국 바뀔 것인가.
애플의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지난 23일, 미국의 유력 경제지인 "월스리트저널"지는 워크스테이션의 강자인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의 애플사 인수가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선사는 애플의 전날 주식시장 종가인 30.50달러보다 높은 주당33달러에 이 회사를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경우 총인수금액은 40억달러가 되는데 특별한 변수가 돌출하지 않는 한애플이 선사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애플은이같은 보도에 대해 아직 공식적으로 논평하지 않고 있으며 다만 주주총회참석자들에게 "회사가 직면한 (경영상)문제의 심각성을 알아주길 바란다"고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분석가들은 이와 관련, 애플이 93년이후 처음으로 지난 분기에 6천9백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최악의 경영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며 대책마련이 긴급히 요구된다고 지적해왔다. 이들은 현재 애플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을 3가지로 보고 있다.
우선은 지난주 애플 경영진이 발표한 1천3백명 감원을 비롯한 구조재편 프로그램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이다.
이 방안은 애플의 현 경영체제를 유지하는 것으로 안정적이긴 하지만 경영위기 탈출을 위해선 너무 미온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두번째 안은 회사를 매각하는 것으로, 적당한 업체를 물색해 적절한 가격에회사를 넘기는 것이다.
이 안은 애플의 주인이 바뀌는 가장 극적인 대안이지만 애플의 경영난을타개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선사 이외에도 오라클.IBM.휴렛패커드.모토롤러.소니등이 인수업체로 거론돼 왔다.
마지막으로 이 두가지 방안의 절충안으로 최고경영층 개편을 포함, 일부사업부를 매각 혹은 분리하는 방법도 제시되고 있다.
애플이 이중 어떤 안을 최종 선택하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어떤 경우에도 두번째안의 가능성은 언제나 잠재해 있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애플이 PC시장에서 오랫동안 독자노선을 고집해 온 결과, 우수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이 10%를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근본적인 대책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편, 두번째 안을 선택한다면 지금이 애플 매각의 적기라고 할 수 있다는데많은 분석가들은 견해를 같이 한다.
시간이 더 지체돼 애플의 경영위기가 심화되면 그때는 제값을 받기가 어렵게될 것이기 때문이다.
〈오세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