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가전시장에서 필립스와 브라운.물리넥스.마쓰시타 등 외산제품이 90%가량을 점유해 국산제품의 설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지만 별다른 대안이없어 국내업체들은 고민하고 있다. 우선 가격과 품질면에서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경쟁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백화점 등의 소형가전매장에는 외산 일색일 정도로 국산제품이사용자들에게서 외면당하고 있다.
전기보온밥솥과 헤어드라이어를 제외한 모든 제품들이 가격과 품질면에서열세를 보이면서 국내업체들은 소형가전시장이 외산에 잠식되는 것을 그저바라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업체들은 오래전부터 국내에 터를 닦고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시장을공략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업체들은 뚜렷한 대책없이 시장을 이들 외국업체에 내주고 있다.
필립스의 경우 76년부터 국내에서 영업을 시작해 인지도를 높여왔다.
필립스는 모든 제품을 해외에서 들여오고 있지만 그동안 현지화전략을 착실히 수행한 결과 국내에 완전히 정착한 기업이 됐다.
외산이 국내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이유중 하나는 외국업체들이 제품 홍보에적극적이라는 것이다.
필립스.브라운.마쓰시타 등은 TV.잡지.지하철 광고 등 각종 광고와 이벤트등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 소비자가 어느 제품하면 자연스럽게 자사상품을떠올릴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반해 국산소형가전제품은 대형가전제품에 비해 차별을 받고 있다고생각될 정도로 홍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 국산이 맥을 못추고 있는이유는 외제품이 국산품에 비해 단위생산량이 엄청나게 크기 때문이다.
이들 외국업체들은 세계시장을 상대하므로 대량생산을 통해 생산단가를 낮춰물량공세를 펼치고 있어 국내시장만을 보고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업체의상대가 되지 않는다.
이와 함께 외국업체들은 자사가 직접 생산하는 데 반해 가전3사 등 국내가전업체들은 대형가전제품과 달리 소형가전을 중소업체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에 의존하고 있어 기술개발이나 판촉활동이 수입품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소비자들이 외산을 선호하는 주된 이유는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소형가전제품은 대형가전제품에 비해 가격이 싸고 업체간 성능차이가 크지않은 편이어서 외관에 따라 소비자들이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품질보다는 디자인이 구입의 주요요인이 되고 있는데 국내업체는 디자인개발 전문인력이 태부족인 실정이며 소형가전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중소업체의 경우 디자인 개발인력이 전무해 가전3사의 과감한 변신없이는 외산의유입을 막기가 어려운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가전3사가 앞장서 소형가전제품사업의 새로운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의 개발인력을 확대보강하는 것은 물론 신제품 출시에 앞서 소비패턴을정밀분석하고 성능을 향상시키는 한편 가격경쟁력을 갖도록 해야 국산제품이설자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권상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