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세미콘코리아 성황리 폐막] 반도체사업 저변확대 "실감"

사상 최대 규모로 열린 반도체장비.재료 전시회 "96세미콘코리아"가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26일 성황리에 폐막됐다.

반도체산업의 기술수준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반도체관련전문 전시회인 이번 96세미콘코리아에는 반도체시장 호황을 말해주듯 국내외반도체업체들이 대거 참여, 어느때보다 볼거리를 많이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전시회에는 19개국에서 4백여 업체가 참여, 부스만도 5백49개에 달하는등 지난해보다 일단 규모면에서 엄청난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관객수도 첫날인 24일 4천여명을 비롯, 총 1만5천명 이상이 다녀간 것으로 주최측인 세미(SEMI)는 파악하고 있다.

참관객의 경우 엔지니어 일변도였던 지난해와는 달리 일반 생산라인 근무자나 대학생, 대학.연구소 관계자 등으로까지 보다 다양해져 반도체산업의저변이 크게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한편 규모의 확대 못지않게 전시내용도 지난해에 비해 향상됐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우선 스테퍼 등 전시 면적을 크게 차지하는 장비를 제외하고는패널전시보다 실물 전시가 크게 늘어났다. 측정 및 조립장비.유틸리티 등 주요 공정장비 분야에서도 신제품을 직접 전시한 업체들이 많았는데 이는 최근일고있는 수요업체들의 핵심 장비.재료 국산화 요구에 장비업체들이 적극 대응하려는 노력의 일단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특히 상담중 제품의 특.장점 설명은 물론, 국산화 계획과 관련한 세세한 설명까지 곁들여 이번 전시회를 수요업체인 소자업체들의 구매실무자 및 엔지니어 잡기에 적극 활용하는업체도 적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현재 국내생산을 하고 있거나 추진중인 외국법인과 합작사들은다수의 본사 엔진니어들을 초빙, 관람객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등 이번 전시회에 전에 없는 노력을 기울여 소자업체들의 높은 호응을 받았다. 특히 3백mm(12인치)웨이퍼 가공처리 시스템을 선보인 AMK와 전시장 내에 완벽한클린룸을 설치한 국제일렉트릭코리아의 부스는 연일 관람객들이 몰려 이번전시회의 백미로 꼽혔다.

업계는 이번 전시회에 실물 전시를 비롯해 해외 업체들의 관심이 높은 것은한국시장이 현재 세계 전체반도체시장의 1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기술수준도 첨단을 달리고 있는 등 주요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있다. 특히 첨단 장비의 채용면에서 국내시장은 개발장비의 시험대라고 할수 있을 정도로 빠른 게 사실이다. 실제로 몇몇 부스에서는 반도체 3사의 참관자들이 일부 전시제품을 보고 자사라인에 이미 설치된 제품이라고 말하는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는데, 이는 세계 유력장비업체의 개발과 때를 같이해그 장비를 채용할 정도로 국내 소자산업의 수준이 올라섰다는 것을 보여주는것이다.

각 분야별 출품작의 특징을 살펴보면 공정장비 분야에서는 프로토 타입의3백mm 웨이퍼가공 시스템을 선보인 AMK와 램리서치사가 본격적인 멀티 챔버시대를 알렸고 노벨러스사와 캐논사가 64MD램 이상 제품에 적용이 가능한 CVD장비를 출품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동경일렉트론은 퍼니스(로)와 프로브 시스템을 선보였고 최근 빠른속도로 스테퍼시장 점유를 넓혀가고 있는 ASM리소그래피는 전시공간 부족을이유로 패널 전시에 그쳐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테스터 분야에서는 테러다인사가 메모리 테스터를, 슐럼버제와 메가테스트가VLSI 테스터를 각각 선보였고 텐코와 LTX는 웨이퍼 표면두께 측정기및 복합 신호소자 테스터를 실물로 전시했으며 전시장에 부스를 설치하지못한 신우하이테크.서울일렉트론 등은 3층 컨퍼런스룸에 각종 고성능 테스터및 측정장비를 선보이는 등 지난해에 이어 테스트 장비의 강세를 다시 한번보여줬다.

조립 및 유틸리티장비 분야도 이번 전시회에서 단연 돋보인 부문이다. 와이어본더를 앞세워 처음 전시에 참가한 한국에섹과 와이어본더와 다이본더를인라인(In Line)화한 태석기계, 그리고 진공펌프 분야의 성원에드워드 부스에는 연일 관람객들이 몰렸으며 한국아토엔지니어링과 한양기공이 내놓은 VMB가스공급장치는 국내외 엔지니어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또 지난해 3개의 합작법인을 설립해 주목을 받았던 케이씨텍은 각각의 부스에 밸브.진공펌프.가스공급장치 등을 별도로 설치, 가장 활발한 상담을 벌인 업체로 주목을 받았다.

이번 전시회의 또 하나의 성과로 세미나의 질적향상을 빼놓을 수 없다. 주최측인 세미에서 주관한 세미나만도 지난해 6개 분야, 60여명의 주제발표가있었던 것과는 달리 3백mm 웨이퍼와 테스트분야가 추가된 8개분야에 1백10명의발표자가 나서 종합전시장 4층 컨퍼런스룸은 연일 업계 관계자들의 발길이이어지는 등 신기술 소개의 경연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환경분야와 3백mm 웨이퍼 관련 기술세미나에는 평균 1천여명이 넘게찾는 등 높은 호응을 얻었으며 그간 자사기술 노출을 꺼려 테스트분야의 세미나 참가를 기피해온 삼성과 현대가 적극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함께첫날 인터컨티넨탈호텔 컨퍼런스룸에서 미국 본사의 일류 엔지니어들을 초빙,하루종일 30개 분야에 걸쳐 세미나를 가진 AMK의 노력도 전례가 없던것으로 국내 반도체기술 수준을 한차원 끌어 올리는데 일조했다는 긍정적인평가를 받았다.

<김경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