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공학의 물결이 가전제품 개발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제품개발과 생산활동의 중심이 생산자에서 소비자.사용자로 옮겨가고 있는 전반적인 추세와 함께 소비자들의 구매욕구(Needs)와 기준이 과거의 기능.가격중심에서 개개인의 취향과 심리적인 만족까지 고려하는 단계로 진입하고있음을 반증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가전제품 업체들이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신세대감각.인테리어 감각을살린 색상, 사용자의 신장을 고려한 디자인이나 인체공학적 설계를 도입하고있는 것은 커다란 범주에서 모두 감성공학에 근거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감성공학의 정의나 연구영역을 고려할 때 매우 초보적인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감성공학은 최초에 건축분야에서 비롯했고 최근들어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으로 그 응용범위가 확산되고 있다. 감성공학이란 단어는 70년대에 일본 히로시마대학의 나카지마 교수가 "정서공학"이란 개념정의를 하면서 비롯되었으며 그 이후 각국에서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감성공학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인간공학연구는 이미 우주항공.군수산업 등에서 보편화한 지 오래며 "맨-머신 인터페이스"부문에서는세계 최고로 알려져 있다. "
일본은 감성공학연구를 통산성이 국책과제로 지정하고 오는 2000년까지 총2백억엔을 투입할 계획이다. 유럽 역시 국가간 대형 프로젝트인 "프로테메우스" 등에 감성공학연구를 포함시키고 있으며 ISO 규격제정과 관련 주도권의 행사를 노리고 있다.
국내에서의 감성공학연구는 지난 94년에 20여명의 전문가를 확보하고 커뮤니카토피아를 설립한 LG전자가 인간공학연구를 중심으로 가장 적극적으로나서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대우전자도 기술총괄센터나 디자인연구소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연구에 나서고 있다.
작년말 정부가 G7프로젝트에 감성공학을 선정하고 오는 2001년까지 5백90억을 투입키로 한 것은 국내 감성공학연구에 중요한 전기가 될 것으로 관련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감성공학의 연구분야는 크게 인체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계측기술 및기기와, 인간간의 인터페이스 및 제어기술, 인간에 대한 적합성을 평가할 수있는 응용기술로 대별된다.
이 중 계측기술부문은 인간공학.생체학.심리학 등이 연관되는 기초분야이며인터페이스 부문은 각종 고성능 센서와 인공지능.산업디자인기술 등이 적용된다. 응용부문은 사용편리성으로 집약될 수 있으며 사용편리성시험, 가상현실(VR)기술 등과 관련된다.
현재 가전3사 등 주요 가전업체들은 감성공학을 냉장고.세탁기 등 사용자의디자인.설계.제어기술 등에 응용하고 있으나, 궁극적으로 멀티미디어 등차세대 정보가전기기 개발과 관련제품의 차원을 한단계 높일 수 있는 고부가기술로 주목하고 있다.
특히 기반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각종 측정 및 분석기술과 이를 활용한 인터페이스 및 각종 SW디자인기술은 향후 기업과 제품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있는 핵심적인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가전업계의 관계자들은 "현재 감성공학에 대한 관심이 본격적으로 증폭되고있으나 이 분야와 관련된 전문인력이 거의 없는 상태여서 독자적인 연구방향과 체계를 수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형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