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BM, CRM제 도입 "눈길"

지난해 국내처음으로 모빌 오피스 제도를 도입, 업계로부터 비상한 관심을끌었던 한국IBM(대표 오창규)이 기업 리엔지니어링(BPR)계획의 일환으로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이라는 새로운 BPR 프로그램을 마련, 올1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한국IBM은 이 제도의 시행을 위해 CRM의 구체적 실현 방법을 기술한"CRM 지침서(플레이북)"를 작성, 배포했으며 현재 전직원들을 대상으로CRM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IBM의 CRM 제도는 부서간 물리적인 벽을 허물고 인력자원을 효율화할수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IBM에서 올해 가장 역점을 두어 시행할 예정인 CRM제도는 간단하게 말해 "선택적 집중 공격형 마케팅 프로세스"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를쉽게 풀어쓰면 "가장 좋은 기회를 초기에 엄격히 선정하여 인력의 낭비를 최소화하고 전문인력을 집중 투입함으로써 고객만족도를 제고, 시장 점유율을높이는 것"이라고 할수 있다.

가령 과거에는 7개의 사업 기회가 있었다면 평균 5개에 제안서를 제출, 1개정도만 기회를 획득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CRM제도에서는 7개의기회 가운데 기회분석 과정을 통해 3개 정도만 엄선해 최종적으로 2개의 기회를 획득토록 한다는 것이다. 이를통해 제안서를 작성하는데 드는 쓸데없는시간을 줄이고 인력 낭비를 최소화해 생산성을 제고시킨다는 전략이다.

CRM제도에서는 부서간에 상존하는 물리적인 경계가 사실상 해체된다.

즉과거에는 회사내 소속, 직급이 중요한 가치였으나 CRM에서는 각자의 직무성격과 역할이 더 중요한 가치가 된다.

CRM은 크게 기회 감지자(ON), 기회 판단자(OI), 기회 총괄책임자(OO), 기회 사업관리자(OBM), 제안서팀 리더(PTL), 프로젝트팀 리더(PJL) 등 구성원을 통해 이뤄진다.

우선 기회 감지자는 구매 의향이 있다고 감지된 고객들의 이름과 기회의대략적인 내용을 간단하게 메모, 담당 기회 판단자에게 통보한다. 물론 한국IBM의 전직원이 기회 감지자가 될수 있다.

사업 기회를 통보받은 기회 판단자는 고객의 요구사항.만족기준.추진상황에관련된 정보 등을 수집, 사업성 여부를 최종 판단해 기회 총괄책임자를 선정하도록 한다.

기회 총괄책임자는 공식 등록된 기회를 이윤.경쟁력.솔루션과 기술력의 가용성,IBM의 전략적인 가치 등의 측면을 종합검토, 기회 사업관리자에게우선 순위및 선정을 정식 요청하며 필요시 적절한 제안서팀 리더도 추천할수있다.

기회 총괄책임자는 해당 기회에 관한 모든 일과 관련, 사업초기부터 솔루션제공단계까지 전체 라이프사이클을 책임지게 된다.

기회 사업관리자는 OO로부터 통보받은 기회를 다른 기회와 비교해 우선순위를 산출하고 회사내 가용자원을 검토, 기회의 선정 또는 포기를 결정한다. 선정 결정후에는 제안서팀 리더를 추천한다.

이같은 일련의 과정을 거쳐 전사내를 통틀어 해당 업무에 정통한 기동 타격대 형식의 사업 추진팀(제안서팀 리더, 프로젝트팀 리더 선정 등)이 구성되고 구체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

CRM제도가 의미있는 것은 부서를 초월해 사업 추진팀을 구성할수 있다는점이다. 과거 사업 부서별 조직체계에서는 자기 부서와 직접적으로 관련이없는 사업은 사업성이 아무리 큰 것이라고 하더라도 무관심하기 일쑤였으나이 제도에서는 비록 자기 부서와 관련이 없더라도 기회 감지자로서의 역할을충분히 수행할수 있는 것이다.현재 한국IBM은 CRM의 본격 운영을 위해시행원칙을 마련하고 있는데 전직원들에게 1억5천만원 이상의 모든 거래및기회에 대해 반드시 회사에 등록하도록 의무화했고 등록된 기회에 한해서만회사내 자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또 기회 사업관리자는 등록된 기회에 대해 48시간 이내에 기회 총괄책임자를추천하고 기회 선정시 사업부서간 이견이 발생할 경우에는 조정기구(ORC)를 통해 별도 협의토록 하고 있다.

한국IBM은 이번에 도입된 CRM 제도가 결국은 고객들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수 있게 하며 회사 입장에서는 최적의 기회를 초기에 선정함으로써 부족한 인적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장길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