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정부출연연구소의 모태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올해창립 3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과기연의 창립기념일은 다음달 10일로 이는 과기연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출연연구소가 장년기에 들어섰음을 의미하는 뜻깊은 날이다.
김은영 과기연원장은 "KIST가 그동안 산업기술지원 위주로 연구개발을해왔으나 앞으로는 출연연구소중 국내유일의 종합연구소라는 이름에 걸맞게연구목표나 연구소의 기능을 대폭 바꿔나갈 것"이라며 올해를 과기연이 "선진국형 연구소"로 탈바꿈하는 원년으로 선언했다.
과기연이 선진국형 연구소로 전환하기 위해 구상하는 방향은 *기초과학연구강화 *연구개발의 세계화 *대규모 인프라 구축 *우수인력 유치 등으로나타난다.
기초연구강화는 종합연구소가 그동안 너무 응용연구에 치중해온 것이 아니냐는 일부비판에 따른 것이다.
김원장은 이를 위해 "기초과학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만큼 원천기술.기초기술 및 의료복지환경 등 공공복지기술 중심으로 연구체제를 개편하고 기존의 연구분야는 점차 전문연구소나 민간기업에 이관할 방침"이라고 말하고 있다.
과기연은 이와 함께 기존의 계약연구에 대해서도 그동안 수많은 기업에서의뢰받아 연구활동을 해온 것과 달리 연구과제의 대형화를 적극적으로 추진,올해목표 5백60억원의 상당부분을 대형계약으로 충당할 방침이다.
이는 연구원들이 프로젝트 수주에 쏟는 힘의 낭비를 줄여 연구활동에 전념하도록 하기 위한 포석으로 포철 및 한전과의 포괄적인 협동연구 계약추진이그 대표적인 예이다.
과기연은 이미 포철과는 지난해부터 금속소재 등 포철이 필요로 한 기술을패키지로 개발해주고 있으며 한전과도 올해부터 공동연구에 착수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한전과의 연구분야는 환경.신소재.에너지 등이며 우선 지구온난화프로젝트부터 착수하기로 했다.
연구개발 세계화의 핵심은 다음달 창립기념일에 맞춰 독일 잘부르켄시의잘란트대학내에 개원하는 "KIST- 유럽연구소"라 할 수 있다.
김원장은 "그동안 연구소의 해외현지연구소가 연구원 1~2명 정도로 운영되는연락사무소 수준에 그쳤으나 KIST- 유럽은 실질적인 기능을 갖는 최초의해외현지연구소가 될 것"이라고 역설한다.
이 KIST- 유럽은 KIST의 파견연구원 15명, 현지과학자 등 총 50~60명으로 운영되며 환경분야를 중심으로 연구하게 된다.
과기연은 이밖에 연구환경 개선을 위해 원내 인프라 구축사업을 적극적으로추진할 계획이다.
과기연은 57억원을 투입해 반도체.멀티미디어소자 개발 등에 활용하기 위한초청정 클린룸을 건설중이며 내년중에 30억원을 민간기업으로부터 추가모금해 각종 연구시설도 갖출 계획이다.
이와함께 1백억원을 들이는 최형섭박사 기념연구동을 다음달 기공하고 국내유치한 외국 석학들이 체류할 수 있도록 기숙사도 건설할 예정이며 1백50억원 규모의 환경연구동도 97년 착공목표로 추진중이다.
과기연은 이와함께 연구인력 정예화를 위해 학생연구원제.박사후과정을 최대한 활용하고 올해안에 30여명의 해외 저명과학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또연구자 개개인이 세계적인 수준이 되도록 전문성 심화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환경 및 소재분야의 단설대학원 설립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과기연의 창립 30주년 기념행사 준비도 올해 소홀히 할 수 없는 특별과제의 하나이다.
과기연은 10명 정도의 역대 KIST공헌자에게 훈.포장을 수여하는 한편독일 막스프랑크연구소 등 외국 유명연구소장이 참가하는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기념우표와 30주년의 뒷얘기를 담은 야사집도 발간한다는 계획이다.
<이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