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자동창고시스템-물류혁신의 요체..시장 급팽창

물류(logistics)라는 용어가 국내에 도입돼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6~7년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물류자동화기기 중 특히 자동창고시스템 시장이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이보다 더욱 늦은 90년 이후의 일이다.

자동창고란 컴퓨터에 의한 정보시스템과 하역장치.반송장치.적재장치 등의입출고시스템이 짝을 이뤄 자동화를 이루는 하나의 복합시스템을 말하며 자동창고.무인반송차.궤도식 무인반송차 및 펠리타이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자동창고의 종류는 보관품의 종류 및 입출고의 형태 등에 따라 다양하게분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보관구조물인 랙의 형태에 따라 스태커크레인 타입과 로터리랙타입 및 플로어 랙 타입 등으로 크게 나눈다.

이중 스태커크레인 타입은 보관 랙이 정지상태로 설치돼 있고 스태커크레인이 모노레일 위를 주행 또는 승강하면서 랙에 화물을 입출고시키는 자동창고시스템으로 가장 일반적인 형태이다.

이에 비해 로터리 랙 타입은 보관 랙이 수평 또는 수직으로 회전하게 하여입출고설비가 정지상태에서 작업하는 방식이며 플로어 랙 타입은 무구동 프리롤러가 붙은 랙에 입출고측의 높이를 다르게 하여 화물이 자기 무게에 의해 입고쪽에서부터 출고쪽까지 흘러가도록 설계된 자동창고시스템을 말한다.

이 시스템들은 각각 장단점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 상품의 종류 및 주변여건을 충분히 고려해 설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실제로 이러한 여건을 고려하지 않아 설치 후 3~5년도 안돼 제기능을 발휘하지못하는 경우도 간혹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들어 기업들의 물류효율화에 대한 관심 및 투자가 크게 늘어감에 따라자동창고시스템 시장도 매년 큰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흔히 물류라고 정의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생산자로부터 재화를 소비자에게수송.보관.포장.하역 및 정보전달 등의 내용을 모두 포함한다.

예전에는 단지 만들어진 제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판매물류의 범위에한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생산하기 위한 원료조달물류, 생산과정의 생산물류 및 나아가서는 회수와 폐기물류 분야까지를 포함하여 광범위하고 포괄적으로 물류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 92년 9백70억원에 머물러 있던 국내 자동창고시스템 시장규모가 93년1천6백80억원, 94년 2천1백70억원을 거쳐 지난해에는 2천8백30억원에 이르는 등 매년 40%에 가까운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또 올해부터 2000년까지는 대기업 및 제조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공사가 대부분 마무리됐거나 진행되고 있어 성장세가 다소 둔화된 약 20%의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오는 2000년 자동창고시스템 시장규모는6천5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일반 자동창고의 성장은 둔화되는데 비해 부가가치가 높은 냉동.냉장자동창고 및 위험물 보관창고, 중량물창고, 클린룸 설비 등 특수형 자동창고시장이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자동창고시스템 시장이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갈수록 심각해지는 교통문제와 도시 인근의 부지확보난 등으로 인해 기업의물류비용이 매년 급증, 경쟁력을 떨어뜨림으로써 물류혁신을 위한 투자가 연구개발 못지않은 중요성을 띠게 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36개 업체, 1백60개 부서, 6백40명의 물류분야 종사자를 대상으로 물류비용과 물류관리력을 진단한 한 연구기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매출액 대비 평균 물류비용은 약 9%로 선진국의 4.9%보다 2배나 높아 경쟁력이 크게 뒤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 연구에서 재고의 회전 및 시장서비스 수준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보관비용은 총 물류비용의 52.6%를 차지했으며 물류관리 수준은 선진국의 46%로 조직 및 일반관리(38%)와 수.배송관리(41%)가 특히 취약한 반면 포장수준은 상대적으로 양호(52%)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창고에서의 물동량 처리능력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매우 부족한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체 중 보관물량 부족률이 20% 이상인 업체비율은 자가창고와 임대창고를 포함, 총 73%로 자가창고의 경우 57.2%, 임대창고의 경우 58.4%로나타나 대다수의 기업들은 보관능력의 부족으로 제품의 관리에 문제가 있는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업종별로는 기계.전자업,음.식료품업,가구업,백화점.쇼핑센터 등 유통업 등에서의 부족현상은 매우 심각한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각 업체들은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에 따라 소량다품종생산체제를 갖추게 되면서 만든 상품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생산순서대로 선입선출하는 문제가 새로운 고민거리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같은 문제점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방법이 바로 무인 자동창고 설치인데최근들어 비싼 지가 및 노동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제조업 등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설치가 늘어나고 있다.

자동창고시스템은 부품의 종류가 많은 전자업체는 물론 자동차.기계.섬유.

식품.유통업.문서다량보관실과 최근 들어서는 화학.반도체.냉동냉장.위험물등의 업종에까지 확산, 현재 국내에 설치된 자동창고는 약 5백개에 이르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향후 10여년간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처럼 자동창고 사업이 유망한 사업으로 인식되자 대기업을 비롯한 각 업체에서 경쟁적으로 시장에 진출, 현재 단품 제조업체를 제외해도 자동창고시스템 전반을 취급하는 업체는 약 30개사에 이르는 등 한정된 시장을 놓고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과당경쟁은 자연히 저가 수주정책을 낳게되고 이는 결국 품질저하와부실공사의 원인이 된다는 측면에서 반드시 개선돼야 할 부분으로 지적되고있다.

이에 따라 자동창고시스템 업체들은 저가 수주정책을 지양하고 기술개발및엔지니어링 능력 향상을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한편 수요자들은 자사의 구조에 적합한 최적의 시스템을 설치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적정가격에 발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물류표준화작업, 물류센터 부지확보 및 인허가 문제, 금융지원 확대등물류정책과 관련, 정부가 주도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도 산적해 있는상태이다.

물류표준화의 경우 우리나라의 물류표준화율은 현재 약 10% 내외로 알려지고 있어 선진국의 80% 수준과 비교할 때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히 창고부문의 표준화 실태를 살펴보면 아직까지 효율성이 낮은 재래식수동창고의 비율이 높은 편인데다 자동창고 및 랙시스템의 규격이 정비되지않았으며, 보관시설을 이용하는 제품들의 규격화가 일부 제품에 한하여 이뤄져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표준화 작업의 미비는 수요자가 자동창고시스템 구축에 더욱 많은비용을 투자해야 되는 결과를 초래, 자동창고 수요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정부는 자동창고 부문에 대한 자동화지원자금을 확대하는 한편국산 자동화기기의 수요자금융 확대 및 장비담보를 제도화, 기업의 국산화개발 투자를 유도하는 실질적인 정책 제시가 요구된다 하겠다.

<박효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