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 HP 회장 루이스 E 플랫

미 휴렛패커드사는 지난 39년 설립된 이후 컴퓨터와 계측기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첨단제품을 상품화하고 고객 중심의 영업을 전개하는 등 변신을거듭하는 회사로 정평이 나 있다.

현재 전세계 1백20개국에 6백여개의 현지법인과 지사를 갖고 있으며 종업원수만도 10만명에 달하는 이 회사는 지난 95년에 총 3백15억달러의 매출과24억달러의 순이익을 달성, 세계 컴퓨터업계에서 부동의 자리를 점하고 있다.

특히 휴렛패커드는 "HP웨이"라는 독특한 경영이념을 통해 조직내 개인의창의성과 자율성을 강조하는 기업문화를 창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초청으로 래한해 국내 주요기업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갖고 컴퓨터산업의 미래에 대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미 휴렛패커드의 루이스 E. 플랫 회장은 앞으로 "정보 유틸리티"라는 새로운 개념의 정보단말기가 등장해 우리의 일상생활에 일대 혁명을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컴퓨터와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ATM(비동기식 전송모드).소넷.광대역 ISDN통신망 등 고속 통신망이 구축되면 "정보 유틸리티"라는 새로운개념의 단말기가 등장해 우리의 생활을 변화시킬 것입니다.""정보 유틸리티"란 토스터나 커피 메이커.TV 등 전기용품처럼 정보단말기를 전원에 간단하게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하는데, 무선 기술의발전 덕택에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 가능하다는 게 루이스 플랫 회장의지적이다. 플랫 회장은 정보고속도로를 활용한 "정보 유틸리티"시스템이 90년대 후반이면일반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정보 유틸리티"시스템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HP는 지난 수십년동안 MC⒁(계측기.컴퓨터.통신) 관련기술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사실 통신망에 컴퓨터와 계측기술을 결합하는 MC⒁기술이야말로 HP가지향하는 기술의 전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가령 의료장비 전문업체인 i-STAT와 공동 개발중인 진료시점(Point of care) 혈액분석 시스템이나휴대형 의료진단시스템인 "팜뷰"시스템 등은 계측기.컴퓨터.통신기술 등을결합한 새로운 유형의 단말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 시스템이 실용화되면 의사들이 휴대형 단말기를 활용해 병원에 가지 않고도 긴급환자 진료나 진료기록 무선송수신 등이 가능해집니다."

플랫 회장은 특히 HP에서 최근 개발한 새로운 통신기술인 "수직 캐비티전송 레이저(VCSEL)기술이 앞으로 정보통신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것으로 전망했다.

"종전의 반도체 레이저 기술은 수평 캐비티(Cavit)를 통해 레이저 광선을통과시켰지만 VCSEL기술은 수직으로 레이저를 통과시키기 때문에 초당1천2백 메가비트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고 말한다.

플랫 회장은 이 기술을 응용하면 손바닥 크기의 정보장치를 활용, 대량의화일을 전송하는 게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현재 HP가 개발중인네트워크 기반의 레이저 제트 프린터와 25Mbps급 고속 모뎀이 실용화되면고속 인터네트 접속이 보다 손쉬워지고 네트워크를 통해 원격지 프린터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일도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HP는 현재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인터네트 사업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루이스 플랫 회장은 "현재 활용되고 있는 인터네트 서비스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HP는 앞으로 금융권 업체들과 협력해 인터네트를활용한 전자금융 결제사업이나 보안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P는 인텔과 공동으로 차세대 프로세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태다. 플랫 회장은 "현재 양사가 추진중인 차세대 프로세서 개발 프로젝트는아주 극비리에 진행되고 있으며 프로세서 설계작업을 이미 마친 상태"라고밝히면서 "향후 이 프로세서가 개발되면 인텔 프로세서에서 동작하는 각종PC 애플리케이션과 HP의 PA-RISC시스템에서 운용되는 모든 애플리케이션이 차세대 프로세서에서 아무런 문제없이 동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밝혔다.

윈도NT와 유닉스시장의 향후 전망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 루이스 플랫 회장은 "현재 윈도NT가 부서별(디파트먼트급) 서버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발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유닉스시스템이 향후 중대형 컴퓨터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록 윈도NT가 유닉스시장을 압도한다고하더라도 그러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특히 HP는 PC서버 시스템을 통해 윈도NT를 운용체계로 지원하고 있기때문에 유닉스와 윈도NT의 통합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며 다른 회사와의차별성을 부각시켰다.

<장길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