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케이블TV 컨버터의 성능결함으로 인해 5천여대의 컨버터 식별번호가 모두 지워져 이를 설치한 종합유선방송국(SO)이 곤욕을 치르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이를 계기로 양방향기능 등 컨버터의 부가기능과 기술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다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북 모지역의 SO에 설치된 S전기제품5천여대 컨버터의 고유식별번호가 모두 지워져 화면의 비화처리(스크램블)가불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해당 SO에서는 유료가입자뿐 아니라 유료채널인 캐치원까지스크램블을 해제해 신호를 내보내는 한편 일일이 가입가정을 방문, 삭제된컨버터 고유식별번호를 다시 부여해주는 등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이번 사태가 컨버터의 성능결함인지 아니면 SO 송출장비중 하나인 컨버터컨트롤러 유닛(CCU)의 결함 때문인지는 아직 명백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통상산업부와 공보처 등이 애초 기술개발 등 충분한 시간적 여유없이 공동개발, 공급한 일명 "한국형 컨버터"의 성능결함 때문인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현재 "한국형 컨버터"는 S전기 제품이 17개 SO에 15만8천여대, L전자 제품이 2개 SO에 2만1천여대 등 전체 컨버터공급물량 41만여대중 43.7%인 총 18만여대가 공급돼 있다. 이들 제품의 평균 20% 정도가 불량률을 보여 이미 "리콜"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한국형 컨버터"도 대부분 20% 안팎의 불량률을 보이고 있지만 이처럼한SO의 모든 컨버터 고유식별번호가 지워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앞으로 양방향 통신이 가능할 것에대비, 컨버터에 각종 부가기능을 첨가한 양방향 컨버터 공급을 다시 고려해야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앞으로 2~3년내에 컨버터의 양방향기능이 필요치 않을 뿐 아니라 컨버터의내구연한이 5~6년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무리하게 양방향 컨버터 공급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케이블TV 가입자들에게 컨버터 보증금(3만원) 및 이용료(월 2천원) 등의 과도한 부담만 지웠다는 것이다.
또 앞으로 위성방송 등 디지털 방송시대가 도래하면 위성방송 겸용 디지털컨버터가 곧 개발되고 이에 따라 케이블TV의 컨버터도 디지털 방식으로 교체될 것이 확실해 케이블TV 초기에는 단방향 컨버터를 공급하고 이후에 양방향 컨버터를 공급하는 정책추진이 더 옳았다는 지적이다.
또 일부 SO관계자들은 지금이라도 당장 값싼 단방향 컨버터를 공급하도록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조영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