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비상걸린 전자업계 (4)

전자업계가 안고 있는 난제중에는 최근 국내외로 그 움직임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환경보호에 대응한 기술개발과 투자확대를 빼놓을 수 없다. 또 이는원가상승을 수반함으로써 제품 경쟁력에 적지않은 부담을 초래하고 있다.

우선 전자제품을 안전하게 운반하기 위해 포장시 들어가는 완충재를 스티로폼에서 종이원료로 바꿔가는 과정에서 원가상승의 부담을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환경부는 지난 92년에 "제품의 포장방법 및 포장재의 재질 등의 기준에 관한규칙"을 제정해 전자제품 포장완충재의 사용량을 96년도까지 30% 감축키로했다. 포장완충재인 스치로폼이 재활용이 안되고 썩지도 않는 쓰레기라는판단때문이었다.

이에따라 전자업체들은 소형제품을 시작으로 스치로폼 대체에 적극 나섰으며제품설계시에도 이 스치로폼 사용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해왔다.

고지나 폐지를 재활용한 펄프몰드、 코루패드(Corrupad)、 하니코어(Honey core)、 멀티쿠션등과 같은 대체 포장완충재를 세탁기、공기청정기、 가스보일러등 대형제품 포장에도 사용하기 위한 준비작업에도적극 나섰다.

그러나 지난해 8월에 환경부는 또다시 TV、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에어콘、 PC(모니터 포함)에 대한 감량목표를 새로 정하는 지침을 전자업계에 하달했다. *98년부터 10% 이상 *2000년부터는 대기업 30% 이상、 중소기업 20% 이상 *2002년부터는 대기업 50% 이상、 중소기업 30% 이상등으로 감량목표율을 다시 설정한 것이다.

국내뿐이 아니다. 유럽연합(EU)이 독일 등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기존 포장완충재의 회수처리에 대한 패널티를 부과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부터는 상품포장재의 재활용 및 친환경적 포장소재사용을 의무화하는 "포장재및 포장폐기물"에 대한 세부지침을 시행할 예정이다.

가전3사를 중심으로 전자업계는 이에 대응해 대체 완충재의 사용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지만 포장재와 관련한 비용부담이 2~3배 증가하는 근본적인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EU지역의 경우는 특히 현지에서 수거및 재활용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원가부담 측면에서 대체 포장재를 사용하는 것보다 오히려 경제적이라는 반응을보이고 있기도 하다. 기껏해야 포장재 자체를 조금이나마 줄이는 것외에는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얘기다.

물류시스템이 취약한 우리나라에서 종이재료로 포장재를 대체할 경우는 또물류비용 증가라는 부담은 피할 수 없다. 현재 15kg 이상의 제품에 대한 충격시험 미달로 대형가전제품에 함부로 종이재료 포장재를 사용하면 제품 자체를 손상시킬 우려가 높다는 얘기다.

여기에 이들 대체재의 수급에도 한계가 있고 습기、 복원、 완충력 등의미달로 추가비용이 적지않게 들어가야할 판이다. 이래저래 주요 전자4사의추가비용 부담액은 8백억원을 훨씬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프레온가스(CFC) 대체물질의 사용도 냉장고를 생산하는 가전업체를 중심으로상당한 부담요소가 되고 있다.

우선 EU、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환경규제정책이 크게 강화되면서 이제CFC 냉매나 발포제를 사용한 냉장고、 냉동고의 현지생산과 판매가 전면금지됨에 따라 수출은 물론 현지생산 체제도 NON-CFC로 완전히 바꿔야 한다.

특히 EU는 그동안 권장 수준에 머물렀던 냉장고에 대한 에너지효율을 향후4년내에 현재보다 10% 이상 상향조정할 방침이고 올하반기부터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제를 의무화시킬 예정인 등 또다른 측면에서의 규제를 강화하고있다. 냉장고 에너지소비효율은 CFC 대체물질 사용과 상반된 관계에 놓여있어 전자업계의 고민을 더해주고 있다. 즉 CFC 대체물질을 개발해서 채용할경우 에너지소비효율은 기존 제품에 비해 10% 이상 낮아질 수 밖에 없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할 판이다.

CFC 대체물질을 사용할 경우 제조원가도 기존 제품생산시보다 약 10% 정도올라간다. 가전3사가 국내판매용 냉장고를 CFC로 전격 교체하지 못하는 이유중에도 판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이같은 원가부담의 가중때문이라는게크게 작용하고 있다.

소비자들 입장에선 아직까지 냉장고를 사용하면서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는인식이 매우 낮아 기존 제품보다 10만~20만원씩 비싼 CFC대체 냉장고를 구입하려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냉장고를 생산하는 가전3사로서도 대체냉매를 채용한 냉장고 생산라인을구축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비를 감수해야한다는 점때문에 크게 활성화되지못하고 있다.

또 소비자들의 구매기피로 판매둔화 또는 위축을 감소하면서까지 이 CFC냉장고를 적극 생산 공급하기는 곤란하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이윤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