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우리 사회는 과거를 되돌아보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살만해진 것일까.
현실이 너무나 살기 힘들 때 "옛 말하며 살 날이 있을 것"이라는 말로 위안을 삼던 시절이 엊그제인데 지금은 추억을 되돌아보는 TV프로그램이 여럿생겨 인기를 얻고 있다.
추억 되살리기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는 방송사는 KBS.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TV는 사랑을 싣고"(1TV. 금 밤 7시35분)는 인기연예인을 초청, 첫사랑의 주인공이나 존경하던 선생님 등 다시 만나고 싶은사람을 찾아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94년 5월3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수많은 사람들의 재회장면이 소개됐고 다양한 계층의 인기를 얻으면서 시청률도 상위 1,2위를 다투고있다.
다른 추억 관련 프로그램들의 산파구실을 한 것도 사실.
형식은 전혀 다르지만 역시 시청자들의 추억에 호소하는 프로그램으로 "그때그사건"(2TV.금 밤 8시30분)이 있다.
가까이는 1년전에서부터 멀게는 수십년전의 일까지 화제가 됐던 사건들을찾아 드라마 형식으로 재구성, 잔잔한 재미와 함께 "아, 그때 그랬구나"하는탄성이 터져나오게 만든다. 세간에 화제가 되었던 일들은 다시 보아도 역시관심을 불러 일으킬만하다는 점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또 1TV가 일요일 오후 6시에 방송하는 "시간의 징검다리"도 기성세대들의아련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데 한몫하고 있다.
축구면 축구, 노래면 노래 등 한가지 주제를 정해 "나이든 사람들"에 속하는패널이 모여 이야기하면서 오래된 자료화면을 보여줘 어려운 시절을 살았던중년 이상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아낸다.
MBC의 "그사람 그후"(목 밤 8시5분)도 추억을 되살리는데 빠지지 않는 프로그램. 감기약 광고에 출연했던 어린 모델, 왕년의 인기 운동선수 등 지금은활동하지 않지만 한때 인기인의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을 골라 무엇을 하고사는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