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MPEG와 정보혁명 (24);DVD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는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멀티미디어기기이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동계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도 가장 큰 관심의 대상이었다.

DVD는 MPEG2표준에 따라 고화질.고음질의 영화를 한장의 작은 디스크에 담음으로써, 기존의 화질과 음질이 다소 떨어지는 VHS테이프이나 비디오CD를조만간 대체할 영상기기로 꼽히고 있다.

디지오디오를 실현하는 콤팩트디스크(CD)가 1982년 처음 등장한 이래, 이CD의 저가.대용량 특성을 활용하기 위한 많은 응용분야가 탄생했다. 컴퓨터업계에서는 CD롬과 CD롬 XA 포맷을 만들어 멀티미디어PC를 탄생시켰고, 가전업계에서는 CDI, CDG 등을 개발했다.

80년대 후반부터는 CD에 영화를 담으려는 노력을 해왔는데 결국 동화와 음향을 압축하고 다중화하는 MPEG1 표준이 1991년 완성되면서 이에 기초한 상품인 "비디오CD"가 1993년 탄생하게 된다.

그러나 비디오CD는 제한된 재생속도(1.2Mbps)와 재생용량(74분 재생, 총 680MB) 때문에 VHS테이프 수준의 화질밖에 되지 않고, 복잡한 화면에서는 소위"블로킹 현상"으로 화질이 저하되며, 게다가 영화 한편을 담기 위해서는두장의 CD가 필요해 그다지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DVD는 비디오CD보다 월등한 성능을 갖도록 한차원 높은 기술을 사용하고있다. 정보가전의 첨병 역할을 하게 될 이 DVD의 업계 표준을 위해 한때는도시바 마쓰시타 진영과 소니 필립스 진영이 세를 규합하면서 한치의 양보도없이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양측 모두 과거 소니의 베타맥스 VCR가 JVC의 VHS방식에 패했을 때와같은 상황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양 진영의 대표적인 9개 가전사(도시바.마쓰시타.소니.파이어니어.히다치.미쓰비시.JVC.톰슨.필립스)는 작년 12월 통일규격에 합의했다. 이제 올 하반기부터는 이 통일규격에 기초한 DVD가 선보일것으로 예상된다.

DVD는 레이저 디스크(LD) 이상의 화질과 음질을 한장의 디스크(직경 12cm,0.6mm 판 두장을 붙인것)로부터 적색 레이저 기술로 2시간 15분간 재생하도록 고안되었다. 또 고선명 TV와 마찬가지로 영화를 충실히 재현하기 위해 16대9의 광폭화면을 지원하고, 영화와 TV의 프레임률을 모두 지원한다.

동화의 압축에는 MPEG2를 채택하는데, 가변 비트율을 사용하여 복잡한 화면에서 자연스럽게 비트가 많이 발생하도록 허용하므로, 비디오CD나 디지털방송과 같이 초당 비트 발생량을 강제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시스템보다 화질이향상된다. 다만 시스템의 제어가 다소 복잡해지는 것이 단점이다. 영상의평균 비트 발생량은 3.5Mbps이며 음향 및 기타 데이터까지 합하면 약 4.7Mbps의 비트발생량을 갖는다.

5.1채널의 극장식 입체 음향의 압축에는 미국 영화와 고선명TV에 채택되고있는 돌비 AC3를 사용한다. 또한 3개국어의 더빙과 4개국어의 자막이 가능하여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영화 타이틀의 제작이 쉬워진다.

이밖에 비트열 다중화는 MPEG2프로그램 스트림을 사용하고, 데이터의 포맷은ISO 9660을 사용하며, 에러정정은 2중 리드솔로몬 부호, 변조방식은 8 15를채택하고 있다.

DVD는 한장에 4.7GB라는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현재펜티엄급 PC의 하드디스크 용량이 약 1GB인 점을 감안하면 컴퓨터업체들에 DVD는 과거 CD롬이 그랬듯이 실로 매력적인 보조기억장치이다. 멀지않아 DVD롬이 컴퓨터에 채용되면 컴퓨터에서의 멀티미디어의 구현은 영상과 음향 모두더욱 화려해질 것이다.

이상의 기능을 갖는 DVD가 실용화되면 현재의 가전.방송.컴퓨터분야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다. 즉 VHS테이프, 비디오CD, 디지털 VCR, 레이저 디스크, 컴퓨터의 보조기억장치, 방송장비 등에 일대 재편을 가져올 것이다.

이러한 중요성을 감안하여 국내에서도 최근 가전업체들이 DVD기술의 개발에힘을 쏟고 있으며, 국가적으로도 통상산업부를 중심으로 DVD기술의 공동개발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 제 창한양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