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멀티 가전시대 (1)

멀티미디어 가전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멀티미디어시대를 선도할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가 올 하반기부터 선보이고, 디지털 비디오카세트리코더(VCR) 및 캠코더와 자동차 내비게이션시스템 등 멀티미디어형 제품도올해 잇따라 우리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또 대화형TV 등 본격적인 멀티미디어 가전제품의 텃밭이 될 디지털 위성방송의 국내방송도 곧 시작된다.

멀티미디어 기술을 오디오.비디오(AV)제품 등 가전제품에 접목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올해부터 본격화할 멀티미디어 가전의 미래와 개발실태.관련업계의 동향을 11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주>

올해는 멀티미디어 가전시대를 여는 첫 해다. 멀티미디어 가전시대를 겨냥한제품들이 올해부터 나라 안팎에서 대거 쏟아져 나올 예정이고, 이런 추세는갈수록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중에서도 올 하반기에 플레이어 형태로 출시될 DVD는 멀티미디어형가전제품의 선두주자다.

도시바.소니.필립스 등 세계 유수의 전자업체들은 DVD를 단순한 영상재생장치인 플레이어와 PC의 외부기억장치 형태로 올 가을께 상품화할 예정이다. 도시바는 DVD플레이어와 DVD롬 두 종을 모두 월 30만~40만대정도 생산할 계획이고, 소니와 미쓰비시전기 등도 월 10만여대씩 생산한다는방침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도 이들 선진업체와 때를같이 해 DVD플레이어를 내놓고 시장경쟁을 벌일 계획이다.

DVD의 2세대가 될 DVD롬 탑재 PC도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출시될예정인데, 마쓰시타.히타치.도시바 등 일본업체와 IBM.애플컴퓨터 등 미국PC업체들이 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DVD는 알려진 대로 영화와 음악.게임에서부터 각종 정보에 이르기까지모든 정보내용(컨텐트)을 담을 수 있는, VCR를 대체할 멀티미디어 기억매체다. DVD는 레이저디스크플레이어LDP)와 비디오CDP.VCR 등 기존가전제품을 대체하는 것은 물론 PC와 게임기.자동차용 내비게이션시스템등과 연결해 사용할 단말기로 적극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업체들의 DVD에 대한 관심은 일단 가전보다는 수요전망이 밝은 PC쪽에 쏠려 있다. 그러나 전자업체들은 TV와 오디오 등과 연계해서 창출할DVD의 가전 수요를 결코 가볍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

삼성전자의 한 상품기획 관계자는 "현재로선 DVD 플레이어가 녹화가 되지않기 때문에 초기 시장에서 가전 수요를 기대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광폭TV와 AV시스템 등과 연계하면 수요 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물론녹화 가능한 DVD(DVDR)가 출현할 금세기 말에는 가전 수요에 대한걱정이 사라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정에서 멀티미디어 가전시대를 실감케 하는 건 DVD보다도 디지털 위성방송수신 TV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위성방송으로산간지역에서도 선명한 화질의 방송을 시청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각종 정보(데이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안방에서 멀티미디어를 체험하는 게 DVD보다도 더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오는 7월로 예정된 디지털 위성실험방송을 계기로 디지털 방송을 수신할수있는 기능을 갖춘 제품도 잇따라 개발될 전망이다.

이들 제품은 아직은 초보적인 디지털 가전제품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지만멀티미디어 가전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는 데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의 경우도 지난해 미국과 유럽.일본 등 선진국에서 도입된 디지털 위성방송이 올해 크게 활성화하는 한편 고선명(HD)방식의 디지털 위성방송도실험방송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디지털 위성방송수신 TV와 인터네트 TV등 멀티미디어 가전제품이 이들 선진국을 중심으로 거대한 흐름을 형성할 전망이다.

멀티미디어 가전의 환경 조성도 이제부터 매우 활기를 띨 전망이다.

올해 각종 디지털 규격의 표준화가 마무리되면서 멀티미디어 시대를 가능케하는 영상 및 음향 압축기술 등 디지털기술과 네트워크기술 등을 가전제품에응용하려는 움직임이 숨가쁘게 전개되고 있다.

그동안 대립을 거듭해왔던 TV와 PC도 올해를 고비로 한데 융합하는 움직임이 거세질 것이 확실하다.

올해에는 PC의 통신망을 통해 동화상을 주고받는 것과 TV를 통해 인터네트 등 PC통신을 즐길 수 있는 제품 개발이 본격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PC를 통해 각종 가전제품을 호환시키려는 움직임도 국내외에서 가시화하고 있다.

올해 본격적으로 등장할 멀티미디어형 제품이 대부분 단품 형태여서 완전한의미의 멀티미디어 가전제품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이제부터 서로 호환성을갖추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어 멀티미디어 가전시대가 도래했음에는틀림없다.

<신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