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TV로 손꼽히는 액정TV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한국샤프의 자존심을건 한판 승부가 예상돼 결과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품이고 한국샤프는 일본샤프제품을 수입해 파는 것이어서 한국과 일본의 자존심을 건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다.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는 한국샤프가 먼저다. 이미 시장공략을 시작했다.
한국샤프는 10.4인치 및 8.4인치급 박막트랜지스터액정화면표시장치(TFTLCD)를 채용한 액정TV 두 모델(모델명 LC 104TV1, LC 84TV1)을지난달 말 출시했다.
두 모델은 일본샤프가 지난해 9월 발표한 동종제품을 한국샤프가 도입한것으로 국내시장에 나온 액정TV 제1호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개발된 액정TV로는 가장 큰 화면인 14.2인치 TFT LCD를 채용한 TV를 올 상반기안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 회사가 내놓을 액정TV의 구체적인 내용의 뚜껑은 아직 열리지 않았지만벽걸이는 물론 스탠드형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액정TV시장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는 삼성전자와 일본샤프가 벌일 첫대결의 장은 한국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한국샤프가 내놓은 액정TV를 보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액정TV는 화소수.컬러 등 화질이나 기능면에서는 회사간에 별 차이가 없는반면 대형화면이라는 장점과 국내생산에 따른 가격경쟁력에서 자사가 훨씬앞선다는 판단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국샤프는 "우리제품은 화면크기에서만 뒤질 뿐 세계최고의 첨단액정기술을 바탕으로 한 독특한 디자인과 기능 등에서 앞선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또 "제품의 가격수준이 높은데다 출시된 지 얼마되지 않아 실판매는 거의 없지만 구입문의는 끊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LC 104TV1과LC 84TV1의 소비자가격은 1백98만원과 1백49만8천원으로 각각 책정됐다.
한국샤프는 이 제품에 대한 수요층이 개인용 TV 필요성을 느끼는 부유층이라고 보고 다이렉트메일(DM)등을 통한 판매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아직 제품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뚜렷한 마케팅계획을갖고 있지 않지만 막대한 유통망과 광고 등으로 초기 액정TV시장을 장악한다는 방침이다. 적어도 국내시장에서 일본제품이 발을 못 붙이게 만들겠다는의욕이 넘친다.
한국샤프는 국내 액정TV시장을 조기선점하기 위해 이번에 내놓은 제품에이어 신제품을 잇따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샤프의 후속모델은 현재 21인치급으로 알려진 일본샤프의 올봄 신제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일본업체의 21인치급 제품보다 개별화소의 집적능력이두배 수준인데다 1인치가 큰 22인치급 액정TV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있다.
국내 액정TV시장을 둘러싼 한일 업체간의 경쟁은 갈수록 볼 만해지고 있다.
<신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