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멀티 가전시대 (3)

멀티미디어 가전시대의 근간은 네트워크기술이다.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전화.팩시밀리.데이터통신 등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던 정보통신서비스가최근 컴퓨터와 전자산업 발전에 힘입어 가정에서 멀티미디어 화상교육은 물론 원격진료.홈쇼핑 등을 가능하게 하는 등 생활환경을 크게 바꾸고 있다.

비동기전송방식(ATM)기술을 기반으로 한 초고속정보통신망의 구축과 이를이용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기술이 실용화단계에 접어들면서 화상회의.홈쇼핑.주문형비디오(VOD).원격진료 등 양방향 멀티미디어서비스가 급속히발전하고 있다.

특히 네트워크기술을 이용한 대화형(Interactive)미디어는 미래 정보화사회의 주요 신경망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이 정보고속도로 구축에 열을 올리는 등 세계각국이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을 국가적 현안과제로 삼고 이를 이용한 각종멀티미디어서비스를 보다 빠르고 간편하게 실시하기 위한 망구성, 정보전달방법 등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특히 VOD는 대화형미디어의 꽃으로 평가되는 대화형TV의 초기단계로인식되면서 양방향 멀티미디어서비스 가운데 기술적인 면이나 상업적인 면에서가장 먼저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경우는 이미 VOD사업이 상용화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한국통신에서서울.부산 등을 비롯한 6개 도시에 시범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한편 VOD서비스 전달망이 현재와 미래의 모든 서비스를 통합하는 기반이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각종 멀티미디어서비스를 가정에서 받아볼 수 있는기기인 세트톱박스(Set top Bo.)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입자 택내장치인 세트톱박스는 디지털망을 통해 비디오서버에서 가정까지전송된 압축비디오신호를 원래의 영상.음성신호로 복원해 TV에 재생하는장치. 디지털 압축영상신호를 복원한 후 TV로 재생할 때 아날로그 신호로변환하는 신호변환기능과 리모컨을 통한 가입자 조작신호처리, 망접속기능을수행한다.

세트톱박스는 최근 새로운 유망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대화형TV에도 채용되는 등 대화형 멀티미디어서비스 시대의 핵심장비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세트톱박스 시장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도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VOD를 포괄하는 대화형TV시스템이 멀티미디어시장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뿐 아니라 산업.기술에 미치는 파급효과가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GI.사이언티픽 애틀랜타 같은 세트톱박스 전문업체들뿐만아니라 HP.DEC 등 컴퓨터업체들도 세트톱박스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업체들 가운데는 삼성전자와 LG전자.현대전자.대우전자 등 전자4사가세트톱박스와 칩세트 및 비동기식 디지털가입자 루프(ADSL)모뎀.ATM교환기 등 관련기기와 부품개발에 나서는 한편 국내외 서비스사업에도 적극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PC업체와 디지털TV업체 등 관련업계는 앞선 기술만이 이 분야를주도할 수 있는 길이 아니라는 점에서 조심스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 세트톱박스의 가격이나 설치후 서비스면에서 소비자의 요구를 충분히만족시키리라 기대하기가 어려운데다 이 기술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정보고속도로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소비자들의 관심도를 예측하기가어려운 실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보화사회가 더욱 고도화되면 PC라든가 TV 또는 세트톱박스등의 구분의미가 점차 사라지고 이들을 모두 통합한 형태의 대화형TV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인터네트를 통한 VOD서비스도 곧 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여본격적인 멀티미디어서비스 시대는 그리 멀지않았다는 전망이다.

<김순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