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30주년 맞은 KIST

국내 최초의 출연연구소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10일로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과기연은 그동안 경제성장정책을 지원하는 각종 산업기술을 개발해냄으로써도약기의 한국경제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 등 11개 정부출연연구소가 KIST의 "세포분열"이란점을 감안할 때 사실상 국내 출연(연)의 모태로서 국내 과학기술 기반구축에기여한 공로도 적지 않다.

그러나 과기연은 출연연구소중 유일한 종합연구소라는 위상과는 달리, 80년대 이후 민간연구소의 부상과 80년대초 5공 정권의 대대적인 출연연구소정비작업 등으로 기능이 위축되면서 침체의 길을 걸어왔다.

최근에는 KIST의 무용론.분할론 등 극단적인 견해마저 제기되는 등 KIST를 보는 시각이 그리 곱지만은 않은 상태여서 여러모로 위기의 국면을맞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과기연은 7일 창립 30주년을 기점으로 일본의 이화학연구소나 독일 막스프랑크연구소와 같이 국가를 대표하는 "국립연구소"로 발전해 나가겠다는 장기비전을 발표했다. 과거의 영화를 되찾겠다는 강한 몸부림이라고 할 수 있다.

변천과정65년 5월 18일 한.미 양국의 대통령이 발표한 과학기술연구기관 설립에 관한 공동성명이 설립근거가 됐다. 66년 2월 4일 연구소 설립 및 운영에관한 한.미협정이 맺어지고 6일 뒤인 2월 10일 과학기술연구소(초대소장최형섭박사)라는 이름으로 첫 출범했다.

81년 1월에는 정부의 연구기관 통폐합 원칙에 따라 인력양성기관인 한국과학원(KAIS)과 통합, 한국과학기술원(KAIST)으로 발족했다.

또 87년 9월에는 KAIST내 연구본부로 재출발했다가 89년 6월 현재의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으로 분리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KIST의 발전과정은 그동안 연구활동의 방향에 따라 크게 4단계로 구분된다.

발아기인 제1단계는 설립후 69년까지로, 주로 산업기술지원 및 자문역할을해왔으며 한국경제 성장을 대표하는 포스코의 설립에 크게 기여했다.

제2단계 발전팽창기는 70년대로, 도입기술을 소화하고 공정개발 및 품질향상에 주력하는 등 주로 산업기술 개발에 매진해 왔으며, 80년대 통합조정기에는 차세대 첨단기술 개발에 주력했다.

KIST는 4단계 도약기로 분류되는 89년 이후부터 공공복지기술 및 대형복합기술, 미래 원천기술 연구에 눈을 돌리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 분야의 연구를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연구성과KIST는 지난 30년간 총 3천3백20억원의 연구비를 투입, 6천1백84건의 각종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 중 6백95건은 기업화에 성공했으며 개발한 기술을 국내외에 이전하면서벌어들인 기술료도 1백83건에 총 1백5억원에 이르고 있다.

또 1천7백83건의 산업재산권을 국내외에 출원했고, 논문게재 편수는 4천2백39편에 이른다.

ETRI등 총 11개 연구기관의 설립모태가 되는 한편, 총 3천6백여명의전문인력을 기업 및 학계.연구소에 공급하는 등 국내 과학기술 발전에 보이지않게 기여한 공로도 크다.

KIST가 자랑하는 주요 연구개발 성과를 보면 *아라미드섬유 *다이아몬드 카본코팅 VCR헤드드럼 *갤륨비소반도체 소자 *CFC대체물질 *초내열 합금 *공업용 다이아몬드 합성 *광섬유 *인공수정체 *압전 초음파모터 등이며 88올림픽의 전산시스템이나 엑스포 조각로봇도 KIST의 작품이다.

또 주요 기업화 성공사례로는 *폴리에스터필름 *막형 인공심폐기 *다이아몬드 카본코팅 VCR헤드드럼 *공업용 다이아몬드 합성 *콘덴서용 금속증착필름 *동복강선 *CFC대체물질 등을 들 수 있다.장기비전국가를 대표한 연구기관으로 위상을 굳혀 세계 초일류 연구소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정부로부터 연구비의 90%이상을 지원받아 안정적인 연구활동을 하는 한편,미래 원천기술.기초기술 및 공공복지기술을 중점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00년까지 약 4백명의 박사급 연구인력을 유치, 운영하고급여수준도 출연(연)중 최고 수준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이창호기자>

[인터뷰] 김은영 원장

-국립연구소(내셔널 랩)를 지향하는 이유는.

*대부분 선진국이 국립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KIST는 출연(연)중 유일한 종합연구소로서 자격이 충분하다고 보며, 현재이를 위한 KIST특별법 제정을 정부에 요청해 놓은 상태다.

-KIST 침체요인은.

*80년대초 KIST통폐합이 가장 큰 요인이다. KIST의 위상저하는 사실상 모든출연연구소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지금도 정부정책만 바뀌면 하루아침에 소생할 수 있다고 본다.

-연구방향을 갑자기 기초 및 원천기술 중심으로 바꾸는 데 있어 어려움은.

*미래 원천기술은 몇 가지 분야의 기술이 통합된 결과로 나타나기 때문에종합연구소인 KIST가 적격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