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훈기자
한국전력공사(사장 이종훈)가 지난 12일 정부투자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자체윤리강령을 제정해 선포식을 갖는 등 기업이미지 제고에 적극 나섰으나 13일입찰부정과 관련해 무더기로 회사직원이 전격 구속되는 사태가 발생, 윤리강령선포가 무색하게 됐다.
한전은 지난 12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이종훈사장과 전국사업소장 등 1천여명의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전문과 본문 8개항으로 구성된 "윤이강영"선포식을 갖고 깨끗한 기업풍토조성에 적극 나설 것을 다짐했다.
한전은 채택한 윤리강령을 통해 "국민기업이라는 긍지와 자부심을 바탕으로깨끗한 사회, 밝은 사회,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며 공익을우선하여 국리민복을 추구하고 부정적 관행과 비리를 척결하여 깨끗한 기업풍토를 조성함으로써 새로운 한전상을 정립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히고 *고객만족 *환경친화 *안전문화 *인간존중 *정직청렴 *공정거래 *정보마인드 *노사화합 등 8개규범을 제정하고 의지를 새롭게 다졌다.
그러나 선포하루도 채 안돼 한전의 고질적인 부정스캔들인 입찰부정사건으로대거 구속되는 사태가 발생해 윤리강령선포가 일과성 구호행사가 아니냐는비판이 일고 있다.
수원지검 특수부 김정기검사는 13일 입찰시 공사금액을 높게 책정해주는조건으로 금품을 받은 한국전력 이천지점 배전운영과 직원 김현철.이정상씨등을 뇌물수수혐의로 구속하고 이천지점 수리반 직원 임철순씨 등 4명을 같은혐의로 입건했다. 검찰은 또 한전공사를 담합입찰해 부당이익을 챙긴 (주)청한전기 대표 한기대씨 등 전기공사업자 12명을 뇌물수수.입찰방해혐의 등으로 구속하고 우수전기공사 대표 최갑수씨 등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취임이후 전력사업의 해외진출, 이머징마켓 세계1위 부상, 세계 5대 전력회사진입 등 강한 기업이미지에서 윤리강령 제정을 통해 깨끗하고 좋은 기업으로의 이미지변신을 시도하려는 이종훈 한전사장의 포석이 이번 사건으로크게 희석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