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의 경박 단소화와 가격파괴 바람이 거세게 일고있는 가운데 핵심부품인인쇄회로기판(PCB)의 로코스트화와 이를 위한 이른바 "PCB 다운사이징화"로지칭되는 고밀도.저층화가 국내 전자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각종 전자제품의 경쟁이 "디자인"과 "가격"으로압축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세트업체들이 PCB가격을 낮추기 위해 PCB의 밀도를높이는 대신, 층수를 줄이는 고밀도.저층화를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세트업계 입장에서는 인쇄회로기판 층수를 낮출 경우 PCB 원가를 40~50% 정도 손쉽게 절감할 수 있는데다 PCB의 크기가 작아져 보다 경박단소한완제품 개발에 크게 유리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세트의 가격경쟁이 치열한 컴퓨터 및 관련기기에서 가장 활발한데 상용화 초기에 4층 다층기판(MLB)이 주력 채용됐던 15~17인치 등 중소형 모니터, 4배속 및 6배속 CD롬드라이브, 사운드 및 VGA카드 등이 점차에폭시 양면과 실버스루홀 PCB로 대체되고 있다.
특히 고가의 에폭시 원판 대신 저가의 페이퍼 페놀계열 원판을 사용하는실버스루홀 PCB는 기존 리모컨.전화기 위주에서 최근엔 CDP.CD체인저 등 CD관련기기와 코드리스폰.복사기.팩시밀리.위성방송수신기.카오디오 등으로 빠르게 확대 채용되고 있다.
또 6,8층 등 고다층 MLB를 주로 채용해온 노트북PC.휴대폰.무선호출기 등휴대형 정보통신기기들도 IBH(블라인드&베리드 홀)기술로 내층간 및 내외층간회로접속이 용이해짐에 따라 신개발품을 제외한 상용제품에는 4층 제품까지대체 채용되고 있는 추세다.
이밖에도 에폭시 양면PCB가 에폭시 원판과 페놀 원판의 중간급인 CEM3 원판을 채용한 PCB들로 급격히 대체되는가 하면, CEM1의 PCB는 또다시 저가의페놀 단면PCB로 넘어가고 있는 등 PCB의 다운사이징으로 인한 저가격화가 세계적인 흐름으로 정착되어가고 있다.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층수를 내리면 홀수가 많아지고 홀구경 자체가 작아져 고밀도.파인패턴화로 인한 PCB의 불량률이 높아짐에도 불구, 세트업체들이 추가공정과 수율저하에 따르는 가격보전을 해주지 않아 PCB업계의 채산성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중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