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가전시장은 올해부터 90년대말까지 기존 가전시장을 급속히 대체하기보다는 병행 발전해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가 90년대말부터 제품보급이 활성화돼 2000년에 들어서 급속한 발전을 거듭, 본격적인멀티미디어가전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DVD와 디지털TV 등 영상부문의 멀티미디어가전 시장도 앞으로 이같이전개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종합기술원이 최근 내놓은 "DVD의 시장전망" 보고서는 DVD시장에적용될 시나리오를 크게 세 가지로 예상했다.
첫번째는 소비자의 고화질에 대한 높은 선호도에 힘입어 DVD가 당장 이용이 가능한 VCR.LD.비디오CDP 등 기존 AV제품의 대체제품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다.
두번째로는 DVD가 기존 AV제품을 곧바로 대체하지는 못해도 기존제품과복합화 등을 통해 일단 범용성을 갖게 되는 경우다. 마지막으로 DVD가관련 소프트웨어의 절대부족으로 대중성 확보에 실패, 그동안 LDP가 그랬듯이 업소용.방송국 업무용 등 일부 애호가만 이용하게 되는 경우다.
삼성종합기술원측은 이 가운데 두번째 시나리오를 올해부터 98년까지인 보급초기에 적용했다. 첫번째 시나리오는 그 이후 보급 성숙단계에서 나타날것이라는 삼성종합기술원의 판단이다.
세번째처럼 극히 수요가 제한될 가능성은 시장형성 초기단계에서도 나타나지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기존 AV제품 보급은 포화상태임에도 수요는여전히 남아있고 새로운 멀티미디어형 가전제품이 이 수요를 잠식할 것이라는분석에 따른 것이다. DVD는 음악용 CD.영상용 VCR 및 LDP 등저마다 용도가 한정됐던 기존기기와 달리 영상과 음악.게임 등 거의 모든 콘텐츠를 담을 수 있어 다양한 수요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DVD는 PC용 수요를 빼고 세계적으로 올해 20만대(1천2백억원)에서 2000년께에는 2천만대(1조2천억원)로 해마다 고속성장을 거듭할 전망이다.
DVD에 대해 이처럼 낙관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DVD용 영화등관련 소프트웨어가 부족할 경우 하드웨어 판매는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또15GB이상 대용량 DVD플레이어가 98년이후 등장할 예정이어서 소비자가구입시기를 늦춰 초기 시장형성이 늦어질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DVD는 뛰어난 화질.기능으로 기존제품을 급속히 잠식할 것이라는 전망이 보다 우세하다.
한편 디지털TV와 디지털VCR 등 또다른 영상부문의 멀티미디어 가전제품의 시장전망은 DVD에 비해 쉽지 않다. 디지털TV의 바탕이 될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상용화 시점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기존 컬러TV시장에서 그런대로 재미를 보고 있는 가전업체는 기존수요에 마이너스 영향을미칠 디지털TV 상용화를 그리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디지털TV에 대한 시장전망은 삼성종합기술원의 DVD에 대한 시나리오에 빗대면 세번째 경우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TV의 출시가 본격화할 98년부터 2000년까지는 보급 초기단계로 방송용과 업소용 등 제한된 용도로 수요가 형성될 전망이다. 본격적인 수요는그이후에나 활발해질 것으로 점쳐졌다.
현재 과도기적 상품인 디지털방송 수신기를 내장한 TV와 관련 수신기의시장전망만 비교적 뚜렷한 편이다. 이들 제품은 당분간 기존 TV의 대체수요를 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방송수신TV 시장은 올해 1억대를 웃도는 세계 컬러TV 수요의 1%에 남짓한 1백만대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이와 관련 미국에서는 지난해디지털방송수신기가 1백만대 넘게 판매됐다.
특히 디지털방송수신TV는 이미 위성과 케이블TV로 디지털방송을 시작한미국시장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지난해 위성방송에 이어내년부터 지상파방송도 디지털방송으로 전환할 유럽지역의 수요증가도 예상된다.
디지털방송수신TV는 아직 본격적인 멀티미디어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아컬러TV의 대체수요를 놓고 대형프로젝션TV.광폭(와이드)TV 등 기존제품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
하지만 세계최대의 TV시장인 미국시장에서도 광폭TV 수요가 거의 없기때문에 다채널화의 급진전에 발맞춰 디지털방송수신TV의 대중화 가능성은높다.
이에 따라 디지털방송수신TV의 세계시장점유율은 미국시장 수요증가에힘입어 90년대말 현재 5%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점쳐졌다. 그 후에는 멀티미디어방송서비스가 본격화되고 DVD 등 관련제품 보급활성화와 맞물리면서 본격적인 디지털TV 수요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신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