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욱기자
삼성전자가 최근 연세대와 노트북PC를 일반 소비자가 절반수준(55~60%)으로대량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관련업계 및 대리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이 올들어 경희대 수원캠퍼스에 이어 연세대에 대리점 공급가는 물론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낮은 가격으로 노트북PC 대량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은학교가 아닌 일반 수요자들을 대상으로한 시장은 완전히 포기한 것으로밖에볼 수 없다는 게 관련업계 및 대리점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사실 이같은 문제는 지난해 7월 연세대가 노트북PC를 대량으로 구입해 학생들에게 판매한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부터 충분히 예상됐다.
당시 연세대가 접촉한 6대 PC업체들 대부분은 연세대가 제시한 가격이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참여의사를 포기했으며 노트북PC사업확대를 적극 추진해온 삼성전자와 대우통신.삼보컴퓨터 등 3개사만이 꾸준히 접촉을 해왔으며 그나마 삼성을 제외한 2개업체도 지난 연말부터 접촉을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공급경쟁을 벌였던 업체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제시한 가격이 대리점 공급가는 물론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기 때문에 수주자체에 아무런 의미를 찾을 수 없다"고 참여포기의 배경을 밝히고 있다.
삼성이 경희대 수원캠퍼스와 연세대에 납품하는 노트북PC는 펜티엄 75MHzCPU를 채용한 A형 "SPC 5900 RC 54LA", B형 "SPC 5900 RT 54LA", C형 "SPC 5900 RT 81A" 등 3개모델. 이들 제품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SPC 5900 NC 54L""SPC 5900 NT 54L" "SPC 5900 NT 81A" 등과 같은 기종이다.
그러나 가격은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10.4인치 DSTN을 채용한 A형의경우 소비자권장가가 2백81만6천원(부가세포함)인데 비해 학교납품가는 1백54만원, 10.4인치 TFT LCD를 채용한 B형은 3백5만8천원 대 1백64만원, C형은3백22만원 대 1백94만원으로 학교납품가가 소비자가에 비해 40~45%까지 저렴하다.
여기에 17만원선인 PCMCIA카드가 일반판매일 경우 선택품목으로 돼있지만학교납품 제품에는 기본품목으로 채택돼 실제 가격차는 절반수준에 이르고있다는 것.따라서 일반소비자들이 과연 이같은 가격의 차이를 납득할 수 있겠느냐는 게 판매점들의 지적이다.
삼성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가격차가 알려진 상황에서 누가 정가에노트북PC를 구입하겠느냐"고 반문하며 "이같은 가격차를 악용해 중간상들이대량으로 학교납품 제품을 구입해 시중으로 유통시킬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노트북PC의 시중유통가격의 붕괴가 불가피하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또 "조만간 노트북PC의 가격이 학교납품가 수준으로 대폭 떨어질 것으로예상, 실구매자들이 대기수요로 몰릴 가능성이 크며 이에따라 당분간 노트북PC 시장의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이번 경희대와 연세대에의 노트북PC 대량납품은 아직 초기수준에 머물고 있는 국내 노트북PC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삼성측의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노트북PC 유통질서를 무너뜨리고 시장을 위축시키는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업계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