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SW상품상] 1월수상작 개발주역 조용범 사장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으려는 시도는 흔히 미완의 바벨탑을 연상시킨다. 미련이 남아있는 분야인 것이다. 자유로운 의사소통 욕구는 현재까지도 인간의뇌리를 끊임없이 자극하고 있다.

정보통신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그 의지를 컴퓨터를 통해 실현하고자노력한다.외국어 번역용 소프트웨어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96년 새해 첫달의 신SW상품대상 월간상은 (주)유니소프트가 개발한 일본어번역 프로그램 "오경박사"에 돌아갔다.

개발주역 평균연령이 28세로 젊은 업체인 유니소프트의 조용범사장을 만났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수상하게 된 소감은.

▲처음에는 기쁨 그 자체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수상소식은 오히려부담으로 다가왔다. "오경박사"가 괜찮은 제품이라고 자부하지만 일반사용자들입장에서 보면 부족한 점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번 수상에대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처음과 같은 노력을 계속해 나갈 수 있도록의지를 새롭게 다지는 계기로 삼고 싶다.

-개발동기는.

▲우선은 미개척분야에 도전하고 싶었다. 컴퓨터를 일찍부터 사용했던 선진국들은 자연어처리(Nature Language Process) 분야를 언어산업(Language Industry)으로까지 발전시키는 등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이분야는 아직 유아수준에 머물고 있다. 외국어 번역소프트웨어를 개발함으로써 개인들의 언어장벽을 극복하려는 노력에 일조하고 싶은 욕심이 동기라고할 수 있다. 또 근래들어 인터네트가 각광을 받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고학력자 위주로 사용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언어에 있다. 일본어 정보만이라도 사용자들이 자연스럽게 활용하게 하자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오경박사"는 세련되지 못한 상품명이라는 의견이 있는데.

▲일본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프로그램 개발은 일본에서 먼저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 제품명을 정하기 위해 백과사전을 뒤지면서 삼국시대때 일본에 문화와 종교를 전파했던 백제의 "오경박사"를 만나게 됐다. 치기라고나할까 그 의미를 찾자는 맥락에서 "오경박사"로 결정한 것이다.

-개발시 어려운 점이 많았을거라 생각되는데.

▲대부분의 중소업체들이 그렇듯이 자금이 문제였으나 열정 하나만으로도그럭저럭 해결할 수 있었지만 실제 큰 문제는 기술분야에서 발생했다. 보통외국어 번역에 있어서 자연어처리는 전처리.파싱.후처리 등 세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일본어의 경우에는 문장을 의미있는 단어로 잘라주는 전처리과정이 가장 어려운 분야이다. 국내에서는 참고할 만한 기술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게 개발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일로 꼽을 수 있다. 앞으로도 전처리분야는 계속해서 연구해야할 분야라는 생각이다.

또한 "윈도95"의 출하시기가 연기되는 바람에 "오경박사"의 발표시기를 정하는 것도 어려운 일 가운데 하나였다. 개발 초부터 "윈도95"를 겨냥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순조롭게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이번 수상까지 하게 돼 무척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

-향후계획은.

▲내년중에 일본인과 직접 의사소통이 가능한 제품을 만들 계획이다. 현재처럼 예약된 방식이 아니라 일반적인 방식으로 번역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기능을 현 제품에 추가할 생각이다. 이것은 지난 2년동안 쌓아온 노하우가있기 때문에 가능하리라고 본다. 이러한 계획 외에도 일어뿐 아니라 영어.중국어.러시아어 등 다국어번역 프로그램의 개발도 추진할 생각이다.

영업적인 측면에서는 이 제품을 일반사용자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사용할수있도록 할 계획이다. 세부적인 사항을 밝히긴 어렵지만 여러 기업들과 접촉하며 그 방안을 모색중이다.

-유니소프트는 어떤 회사인가.

▲지난해 10월에 법인으로 정식 등록을 마쳤다. 개발기간이 2년이라고 한것은 유니소프트 설립 이전부터 개발팀이 모여 기초작업을 진행했던 기간까지포함했기 때문이다. 현재 이경일팀장을 비롯, 4명으로 개발팀이 구성돼 있으며 이들은 개발언어.프로그래밍기법.통신기술 외에도 일어.언어학.도서관학등을 모두 섭렵한 전문인력들이다. 특히 이팀장의 경우 지난해 삼성에서주관한 휴먼테크 논문전에서 반도체공정 시뮬레이션 분야 대상을 수상하고장학금을 받은 우수인력이다. 유니소프트로서는 커다란 자산이라 할 수 있다.

<이일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