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하이엔드)오디오에 대한 국내 AV업체의 관심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국내제품가운데 최고가인 7백만원대와 5백만원대인파워앰프와 컨트롤앰프를 발표하고 하이엔드오디오사업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가 미국의 오디오전문업체인 마드리갈사와 손잡고 개발한 이 앰프들은"엠페러"라는 브랜드로 다음달부터 본격 시판된다.
삼성전자는 또 미국 스피커전문업체인 헤일스디자인 그룹과 공동으로 개발중인 1천만원대 스피커시스템과 자체개발한 CDP 등 엠페러 후속모델을 올상반기중에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최근 고급오디오전문점을 중심으로 유통망의 확충에나서고 있고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한다는 방침아래 해외유수의 오디오전시회에 엠페러를 적극 출품할 계획이다.
태광산업은 최근 전문가 10여명으로 구성한 하이엔드팀을 신설, 하이엔드오디오사업에 본격 뛰어들 채비를 갖췄다. 이 회사는 고급앰프와 CDP.스피커시스템 등 거의 모든 고급오디오를 독자적으로 개발, 8월께부터 본격적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인켈과 아남전자 등 일부 AV전문업체가 내놓은 극소수 모델만있던 국내 하이엔드오디오시장은 삼성전자와 태광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계기로 올해부터 본격 활성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하이엔드오디오시장은 7백억원 규모로 추정됐다. 올해에는 국내제품의 출시가 늘어나고 유통시장개방으로 외산제품의 유입도 늘어 1천억원대의 시장규모를 무난히 형성할 전망이다. 그렇지만 이 시장은 매킨토시.
마크레빈스.마란츠 등 세계유수 브랜드가 거의 독차지하고 있다.
앰프나 스피커시스템 등이 각각 몇백만원을 호가할 정도인 하이엔드오디오는여유있는 계층의 전유물로 이 시장에서 비싼 가격은 큰 문제가 아니다. 하이엔드오디오시장에서 브랜드지명도가 높고 오랜 기술축적으로 제품 신뢰성이큰 외국제품이 선호되고 국산제품이 맥을 못추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오디오시장도 보급률 포화와 소득수준의 향상 등에 힘입어 앞으로 하이엔드오디오가 점차 대중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오디오시장은80년대 하반기를 주도한 미니컴포넌트가 한계에 이르면서 최근 하이엔드오디오가 각광받고 있다. 우리 오디오시장도 곧 이같은 추세를 뒤따를 전망이다.
국내 AV업체들이 최근 하이엔드오디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바로이같은 시장전망에 따른 것이다. AV업체들은 또 멀티미디어시대에 대비한음향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고급오디오사업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AV업체 경영자 가운데 오디오마니아가 많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국내 AV업체의 하이엔드오디오는 전반적으로 외국 전문업체들의 제품에비해 경쟁력이 뒤진다는 평가다. 하이엔드오디오는 오랜 노하우와 완벽한 음의재생을 향한 장인정신이 깃들여 있지 않으면 나올 수 없다고 한다. 오디오개발역사가 짧은 국내 AV업체들은 이 부분에서 외국업체에 뒤질 수밖에 없는것이다.
그렇지만 국내 AV업체들은 그동안 오디오사업을 펼쳐오면서 쌓은 오디오에대한 노하우에 디지털 등 첨단 기술을 접목시키면 하이엔드오디오에서도어느 정도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AV업체 하이엔드오디오 개발 관계자들은 "앞으로 몇년 뒤에는 세계유수의제품과 당당히 겨룰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하이엔드오디오의 출발점인 장인정신에서는 국내 업체들도 결코 외국업체에 뒤지지않는 셈이다.
문제는 대량생산체제로 전문화가 힘든 가전업체들과 매출난 타개에 부심하고있는 AV전문업체들이 하이엔드오디오사업에 어느 정도 투자할 수 있는가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하이엔드오디오의 특성상 AV업체들은 대대적인물량투자보다는 개발인력의 자신감과 개발의욕을 얼마만큼 불러일으킬 수있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지적한다.
<신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