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차전지 국산화 과제

정부가 3대 핵심 전략부품중의 하나인 전지산업을 집중 육성키로 했다고한다. 때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바람직한 일이다.

전지는 반도체.평판디스플레이와 함께 3대 핵심 전략부품의 하나다. 각종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물리화학이나 금속학.재료공학.전자공학 등현행 과학기술에 절대 필요한 부품이다. 흔히 반도체가 인간의 두뇌라면, 평판디스플레이는 인간의 얼굴이고, 전지는 인간의 심장에 해당한다고 비유한다.

이로 인해 전지산업은 해마다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되는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이다.

전자정보기기의 소형화.경량화 추세와 더불어 무공해 전기자동차.대체에너지및 항공우주기술 개발이 활발해 세계 전지시장은 2000년까지 연평균 15%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시장도 매년 25%정도 성장해 2000년이면19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우리의 전지기술은 1차 전지를 제외하고는 일본이나 미국 등에 비해크게 뒤떨어져 있다. 기초기반기술과 시제품 개발수준은 일본의 60%수준이며 양산기술은 일본의 30%수준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해마다 미국산 1차전지나 일본산 2차 전지를 상당량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지난 95년에는 그규모가 2억달러에 달했다.

극판제조기술 및 공정조립기술은 상당수 국산화했으나 2차 전지의 재료기술과 성능평가기술 등 핵심기술은 확보하지 못해 아직까지 외국에 기대고 있는실정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오는 2000년까지 전지산업의 생산기술을 일본의 80%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통상산업부는 한국전기연구소를 주관기관으로선정해 개발목표와 대상과제.추진체계.사업비 등에 관한 기본 사업계획서를수립토록 했다.

통산부는 이 사업계획이 최종 확정되면 6월에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7월부터전지산업을 적극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우리는 통산부가 이같은 전지산업 육성방안을 가능한 한 빨리 추진해주기바란다. 전지와 관련한 기술은 일본이나 미국이 기술보호장벽을 높이 쌓아우리가 독자적으로 개발해야 할 산업이다. 현실이 이렇다면 하루라도 빨리우리 힘으로 기술개발에 나서는 것이 불가피하다. 더욱이 전지산업은 지속적인연구개발과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는 장치산업이다. 손을 놓고 있다가 하루아침에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니고, 또 그렇게 해서는 성과를거둘 수도 없다.

미국이나 일본 등은 리튬이온전지 등 차세대 2차 전지를 상용화하는 단계에와 있지만, 우리는 이제 연구개발 단계이다. 따라서 최대한 빨리 기술개발에착수하는 것이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줄이는 지름길이다.

다음은 재료나 장비 국산화를 서둘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산.학.연의공동 연구개발 체계를 최대한 빨리 구축해야 한다. 그동안 정부는 민간기업과공동으로 1백억원 이상을 들여 2차 전지 기술개발을 진행해 왔지만 일본과비교하면 격차가 심하다. 그동안은 전지기술개발이 단편적이고 산발적으로진행돼 시너지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앞으로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개발로 성과를 극대화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전지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평균 5~7년 정도 낙후돼 있음을 정부나업계는 인식해야 한다. 장비나 기초재료도 거의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가운데 전지를 생산하기 위한 기초 핵심 원재료는 전량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우리가 독자적인 전지기술을 확보했다고 해도 선진국들이 의도적으로 재료공급을 기피한다면 우리는 전지를 국산화하기 어려울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전지산업 기술개발을 위한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 아무리좋은 사업이라도 돈이 없으면 제대로 추진하기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문제점을 보완해 우리의 전지산업이 하루빨리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